떠나는 박민수와 고득영…보건의료 정책 비사와 그들이 꿈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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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박민수와 고득영…보건의료 정책 비사와 그들이 꿈꾼 세상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5.06.0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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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시절 의료계 반대 불구 DRG사업과 온콜제 정립…고득영, 차관 임명도 '회자'
의료사태 강경 대응 혹평, 맞수이자 질긴 악연…"의료계에 너무 깊은 상처 남겨"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보건복지부 인사 태풍을 앞두고 세종청사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항상 그랬듯 떠나는 자는 말이 없고, 남는 자는 새정부 일꾼으로 변신한다.

의료사태에서 보건의료계에 이름을 각인시킨 박민수 그리고 고득영.

9일 [뉴스더보이스]는 윤정부 보건의료 정책을 진두지휘한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과 고득영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의 공직 시절 비사와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은 의료사태를 거치면서 의료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윤정부 보건정책을 진두지휘한 박미수 복지부 제2치관(좌)과 고득영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사진=보건복지부]
윤정부 보건정책을 진두지휘한 박미수 복지부 제2치관(좌)과 고득영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사진=보건복지부]

윤정부 의대 증원 야전사령관을 수행한 박민수 제2차관과 대통령실 의료개혁 조율사 역할을 담당한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

박민수 제2차관(1968년생)은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6회로,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1966년생)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7회로 복지부에 입사했다. 

의료계와 인연은 현대사옥 서울 계동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민수 제2차관은 보험정책과장으로,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은 의료자원정책과장(현 의료인력정책과장)으로 보건정책을 담당했다.

당시 박민수 과장은 포괄수가제(DRG) 시범사업으로 의료계 거센 비판을 받았다.

포괄수가제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복지부는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포괄수가제 시범사업을 접는 분위기였다. 이를 막아 선 것이 박민수 과장이다.

박 과장은 포괄수가제 시행에 따른 의료비 억제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 등 정책 효과를 건강보험정책국장에게 보고했다. 이를 위해 포괄수가제 관련 전문가들과 치밀한 회의를 거쳐 제도 시행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내부 논의 끝에 박민수 과장의 정책 사업은 채택됐다.

상급자들도 박민수 과장의 치밀하면서 끈질긴 열정에 두 손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고득영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전공의 정원 축소와 병원급 온콜 제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의대 졸업생 대비 전공의 책정 정원이 과도하게 많은 실태를 파악하고 인턴과 레지던트 정원 단계적 축소를 추진했다. 수련병원 반발을 일축하고 과감하게 시행했다.

숨겨진 이야기는 온콜 제도이다.

고 과장은 지인이 경영하는 병원 응급실에 몇 일간 숙박했다. 응급환자와 입원환자 등 돌발 상황 발생을 지켜보면서 병원급 의사들의 상시 대기 상태인 온콜 필요성을 제도화 한 것이다.

그의 비사 중 핵심은 인턴제 폐지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초대 진영 복지부장관 면담을 신청해 인턴제 폐지 필요성을 강변했다. 진영 장관은 의료계 우려를 받아들여 추후 검토라는 사실상 거부 뜻을 전달했다. 

고득영 과장은 2~3차례 장관실을 방문해 인턴제 폐지와 전공의 수련교육 내실화를 강변했다는 일화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박민수 제2차관과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은 과장 시절부터 일 잘하는 에이스로 평가받았다. 그들이 담당한 정책과 제도의 공과를 떠나 국회와 의료계도 이들의 능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두 공직자의 평가는 윤석열 정부에서 혹평으로 바뀌었다. 

국장과 실장을 거쳐 윤정부에서 복지부 제2차관과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승진한 이들에게 던져진 의대 2천명 증원 정책.

박민수 제2치관은 작년 2월 의대 증원 정책 발표 후 전공의 집단사직을 강경 대응했다. 그는 일일 언론 브리핑 통해 의대 증원 정책 정당성을 견지하면서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련병원 패널티 등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복지부 대응 수위는 강해졌고, 박 차관의 표현은 거칠어졌다.

보건의료 현장을 잘 알고 이해하는 박민수 제2차관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작년 이맘때 세종청사 브리핑 직후 기자와 사석에서 만난 박 차관은 "내가 아프면 치료해 줄 병원이 있을까요"라며 겸연쩍은 미소를 보였다.

박 차관 스스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그림자로 의료사태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소식이 전해 진 것은 작년 7월초였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의료사태 분위기 쇄신을 위해 차관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팽배했다.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이 6월말 세종청사로 복귀했고, 제2차관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소식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하지만 인사는 없었다.

얼마 지나 국회 내부에서는 박민수 제2차관이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는 말이 회자됐다.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은 복지부 차관을, 박민수 제2차관은 복지부 장관을 꿈꾸는 동상이몽 이였는지 모른다. 

훗날 이들의 진솔한 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박민수와 고득영. 

어찌 보면, 두 사람은 맞수이자 권력의 질긴 악연으로 얽힌 복지부 관료사회 단면이라는 시각이다.

국회 관계자는 "박민수 제2차관과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 모두 과장 시절부터 복지부 에이스로 평가받은 공무원이었다. 의료사태 개선을 위해 이들이 무슨 노력을 했는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알 수 없으나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박 차관은 신임 차관 임명 즉시 떠나지만, 고 비서관은 능력을 평가받아 차관 임명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최종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의료계 인사는 "떠나는 박민수 제2차관을 받아줄 대학이 있을지 모르겠다. 의료계에 너무 많은 상처를 안겼다. 고득영 보건복지비서관은 이재명 정부에서 재등용되지 않으면 다음 행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공무원을 영혼 없는 존재로 부르지만 의료사태가 남긴 그림자가 너무 짙고 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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