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권익위에 제도 개선 민원
이분척추증 환자에게 필요한 자가도뇨 횟수가 하루 평균 8~10회에 이르지만 정부의 요양비 지원 기준은 하루 최대 6개에 그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환자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지난 24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이분척추증 환자의 자가도뇨 카테터 요양비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두 단체는 환자 탄원 동의서도 함께 제출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분척추증은 척추가 완전히 닫히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는 선천성 질환으로 신경 손상에 따라 배뇨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는 스스로 배뇨가 어려워 하루 여러 차례 카테터를 이용한 자가도뇨를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자가도뇨 카테터 요양비가 하루 최대 6개 사용을 기준으로 책정돼 있으며, 1일 지원 금액은 9000원 수준이다. 환자단체는 실제 환자들의 사용량과 비용을 고려하면 지원 기준이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은경 한국이분척추증환우협회 부대표는 “현행 요양비 기준은 하루를 4시간 단위로 나눠 6회 사용을 전제로 마련된 것”이라며 “요의를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하루 6회 기준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양 부대표는 또 “현재 환자들이 사용하는 친수성 코팅 자가도뇨 카테터를 하루 6개만 사용해도 비용이 약 1만5000~1만8000원 수준이어서 실제 지원 금액과 큰 차이가 있다”며 “2013년 요양비 제도가 도입된 이후 10년 넘게 기준이 유지되면서 환자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가 올해 초 이분척추증 환자와 가족 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분척추증 환자의 삶의 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50.4%가 하루 평균 8개의 카테터 사용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9.4%는 현행 기준인 하루 6회 사용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환자단체는 카테터 부족이 환자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우회는 “카테터 부족과 도뇨 부담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이로 인해 방광염이나 요실금 등 비뇨기계 합병증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부담도 문제로 꼽힌다. 환우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일회용 카테터를 재사용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며 “독일과 덴마크, 영국, 프랑스 등 해외 국가들은 자가도뇨 카테터 사용에 별도의 환급 한도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분척추증 환자의 증상과 필요한 카테터 사용량은 신경 손상 위치와 범위에 따라 개인별 차이가 크다. 일부 환자는 하루 5~6개로 충분하지만 8개 이상이 필요한 환자도 있어 일률적인 지원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현행 요양비 제도에서는 이분척추증 환자들이 제때 편하게 배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자와 가족들이 매일 카테터 사용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가도뇨 카테터 요양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