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건강 보호·사회적 의료비 절감 위한 투자 필요”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의 건강보험 적용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제기됐다. 영유아 부모들은 높은 접종 비용 부담을 이유로 국가 예방접종 체계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영유아 건강증진을 위한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베이포투스)의 의료보험 적용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 마감일은 이달 24일이며 21일 오후 기준 약 16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RSV 예방 항체주사인 베이포투스를 만 5세 이하 영유아에게 건강보험 또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해 접종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베이포투스 접종은 비급여로 시행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계에서는 접종 비용이 1회 약 60만~70만 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영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예방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비용 부담 때문에 접종을 망설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SV는 영유아에서 폐렴과 모세기관지염 등 하기도 감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호흡기 바이러스다. 특히 생후 초기 영유아에게 감염될 경우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의료계에서도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질환이다.
RSV는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주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2세 이전 영유아의 약 90%가 한 번 이상 RSV에 감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 시 대부분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일부 영유아는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악화돼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미숙아나 기저질환을 가진 영유아는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서는 RSV 감염으로 인한 영유아 입원율이 독감보다 약 16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시된다. 국내에서도 RSV 감염으로 입원하는 영유아 환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약 1만 명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인은 “최근 어린이집과 산후조리원 등 영유아가 집단 생활을 하는 공간을 중심으로 RSV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RSV 예방 접종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뿐 아니라 감염 이후 증상을 완화하고 중증 진행을 줄이는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높은 접종 비용이 예방접종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원인은 “많은 부모들이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과 정보 부족 때문에 접종을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RSV 예방 항체주사는 일정 기간마다 반복 접종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접종을 하지 못하면 결국 병원 입원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사노피의 ‘베이포투스(니세르맙)’와 GSK의 ‘아렉스비’가 RSV 예방 관련 제품으로 허가돼 있다. 다만 이들 제품은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아 대부분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다.
청원인은 “RSV 예방 접종을 건강보험 또는 국가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포함하는 것은 단순한 예방 정책을 넘어 전체 의료비 절감과 사회적 비용 감소를 위한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공의 파업과 초저출산이라는 상황 속에서 영유아 건강을 지키는 정책은 국가 차원의 중요한 투자”라며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예방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을 미리 막으면 입원 치료 등 의료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며 “만 5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RSV 예방 항체주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진다면 국민 건강 보호에 중요한 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동의청원은 게시 후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공식 심사를 받게 된다. 이번 청원이 실제 정책 논의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