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환자 중심 말하면서…”한국제약바이오협회엔 환자 전담 위원회 없다
상태바
[초점] “환자 중심 말하면서…”한국제약바이오협회엔 환자 전담 위원회 없다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4.21 0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일 제약협회는 환자위원회 운영…치료 접근성·정책 개발 지원
“국내는 환자 지원 이제 시작 단계” 지적

[초점=제약산업과 환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KPBMA)가 ‘환자 중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환자 지원을 전담하는 위원회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 제약협회가 환자 관련 위원회를 운영하며 정책 개발과 치료 접근성 개선에 나서는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환자 지원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의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협회는 최근 ‘환자 중심주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환자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논의할 조직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환자단체 관계자는 “환자를 위한다고 하지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환자를 위한 사업이나 환자 지원을 전담하는 위원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외 주요 제약협회들은 환자 관련 위원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미국제약협회(PhRMA)와 일본제약협회(JPMA)는 환자 관련 위원회를 주요 조직 중 하나로 두고 정책 개발과 환자 지원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제약협회는 12개 주요 위원회 가운데 환자 관련 위원회를 3개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환자접근성위원회 ▲환자정보위원회 ▲희귀질환위원회 등이 있다.

환자접근성위원회는 환자들이 치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환자정보위원회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회원사들의 환자 정보 제공 활동을 지원한다. 희귀질환위원회는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치료 정책 개발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상용화를 지원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미국제약협회는 환자 지원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홈페이지에도 ‘환자 지원(Patient Support)’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서는 의약품 처방 보조, 의약품 접근성, 의약품 안전성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MAT(Medicine Assistance Tool)’ 프로그램을 통해 의약품을 구입하기 어려운 환자나 가족들이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제약협회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환자 중심 의제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고 환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제약협회 역시 환자 참여 확대를 위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JPMA는 주요 위원회 가운데 ‘환자협력위원회’를 두고 환자단체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환자단체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환자 관점을 반영한 정책 개발과 정보 전달 활동을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제약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취지다.

미국제약협회의 경우 환자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홈페이지에 주요 카테고리로 '환지 지원' 코너를 마련해 의약품 처방 보조, 의약품 접근성, 의약품 안전성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미국제약협회의 경우 환자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홈페이지에 주요 카테고리로 '환지 지원' 코너를 마련해 의약품 처방 보조, 의약품 접근성, 의약품 안전성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각국 제약협회가 환자 관련 위원회를 운영하는 이유는 의약품의 직접적인 사용자인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환자의 치료 경험과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면 의약품 개발과 보급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주요 위원회를 구성하면서도 환자 관련 위원회 설치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협회가 환자 지원 활동을 언급한 것은 올해 2월 열린 정기총회 이후다. 당시 류덕희 경동제약 명예회장은 “제약사의 소명은 환자를 돌보는 것”이라며 환자를 위한 나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총회에서 통과됐다. 이후 협회는 환자 지원 사업을 사회공헌위원회 산하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협회는 의약품 기부나 학술 지원 등 기존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환자 지원 사업을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자 지원을 별도 정책 영역으로 다루기보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부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협회가 환자만을 위한 별도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은 사회공헌 사업의 범위 안에서 환자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제약협회가 환자 전담 위원회를 운영하는 이유는 환자를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보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신약을 다수 보유한 국가와 한국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환자 지원 정책을 체계적으로 논의할 필요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제약업계도 이제 환자 지원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협회가 환자 중심 정책을 실제 제도와 조직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