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CEPI 위탁생산 무위에 그치나..."계약 종료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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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CEPI 위탁생산 무위에 그치나..."계약 종료 D-1"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2.05.30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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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기간 '탄략 적용' 가능"…얀센 계약 불발 이어 두번째 사례 되나 

녹십자가 2020년 10월 글로벌 민간기구 CEPI와 5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이후 추가적인 소식이 없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녹십자와 CEPI가 계약 당시 공개한 기간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로 계약 종료 단 하루를 남겨두고 있다. 

회사측은 기간 자체가 '연장 가능한' 조건을 달고 맺은 것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계약시기인 2021년 초부터 현재까지 CEPI로부터 개발비 지원을 받은 백신기업들의 임상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EPI의 지원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총 13종이며 개발이 완료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백신 2종 뿐이다. 두 제품 모두 자체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거나 다른 CDMO 회사와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CEPI의 지원을 받긴 했으나 역시 한화 11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받은 규모여서 녹십자와 체결한 물량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결론적으로 녹십자는 CEPI가 백신 개발에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금을 제공한 개발업체에서 나와야 하는데 현재까지 1000만 달러 이상을 받은 백신은 1상 또는 전임상 단계이거나 개발이 중단된 케이스가 대다수다. 

그나마 클로버 바이오파마(3억 2800만 달러)가 개발 중인 S-트리머 백신이 3상 단계를 밟고 있으나 해당 백신은 GSK와 공동 개발 절차를 밟고 있어 녹십자에 백신 생산 물량이 넘어올지는 미지수다. 

또 CEPI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백신 물량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생산 시설을 비워둬야 한다. CEPI가 지원하는 원 개발사와 백신 생산 계약이 체결되면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실상 녹십자가 CEPI와의 계약 체결로 2020년 말 준공한 공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존 라인을 비워놓지 않았을 뿐더러 자사 제품을 제조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얀센 백신 수주 계약 불발 이은 두번째 고비  

앞서 녹십자는 지난해 말 얀센 백신 수주 가능성을 열었으나 계약 불발로 그친 경험이 있다. 

얀센은 녹십자 오창 공장을 실사해 위탁생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려 했으나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녹십자는 공시를 내고 존슨앤존슨과의 백신 위탁생산 논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자세한 계약 결렬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얀센에 이어 CEPI 계약 연장까지 불투명한 녹십자는 이래 저래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생산의 기회를 두번이나 놓칠 기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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