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초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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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초심으로"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1.03.2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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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청희 공단 급여이사 "의료환경 개혁 매진"
3년 임기 마치고 내달 24일 퇴임

강청희(흉부외과, 연대의대) 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가 다음달 24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 약가관리 등 보건의약분야와 긴밀히 연계된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의사출신, 그것도 의사단체 상근부회장을 역임한 강 이사의 발탁은 매우 파격적인 일로 평가됐다.

강 이사도 지난 23일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이를 의식해 "(취임당시) 최초의 의사출신 급여이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최초라는 단어에는 항상 미지에 대한 도전과 모험을 위한 용기라는 미덕이 내포돼 있다고 본다. 성과에 대한 부담도 수반되게 돼 있다. 결국 자기 혁신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희생을 감내하게 만드는 수식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의사협회는 대표적인 공급자 단체이고, 그 단체 임원으로서 수년간 회무와 대외업무를 총괄 수행했던 경험은 건보공단에 와서도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정작 급여이사 업무수행에 실질적 도움을 준 것은 지자체 보건소장으로 시정에 참여했던 공직 수행 경험과 업무 능력이었다"고 했다.

강 이사는 또 "공급자 중심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관점과 확장된 사고력을 바탕으로 시민의 건강 복지를 책임지고, 의·약무 관리와 질병관리, 건강증진 사업을 총괄했던 공직 수행의 경험적 자산이 급여상임이사로서 지난 3년간 건강보험제도와 수가체계 운용에 있어 보험자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는 작업에 기본 토양을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가입자-공급자-보험자, 정부의 입장을 모두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보건의료 현장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했다.

실제 강 이사는 재임기간 내내 다양한 도전으로 건보공단의 변화를 모색했다. 가령 강 이사는 약무직 채용확대, 변호사·수사관 채용 등으로 공단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건강보험 정책결정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국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 12차례나 회의를 열기도 했다. 국참위 성과는 지난해 실시한 연구용역을 기반으로 업무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합리적 의료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다제약물 복용자 관리 체계를 구축한 것도 주목할만한 성과다. 사업은 약사모형, 의원모형, 병원모형으로 설계됐는데 약사모형은 상대적으로 활성화된 반면, 의원모형은 참여가 부진한 편이다. 앞으로 시범사업 중인 병원모형과 함께 각각의 모형이 자리잡도록 발전시키는 건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오랜기간 말만 무성했던 약가관리실을 신설한 건 획기적은 시도이자 성과였다. 공단은 이를 통해 의약품 전주기 관리를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

코로나19 선제적 대응, 보장성 강화 지원 등 정부와 보조를 맞춰 보험자가 수행해야 할 일들도 묵묵히 수행했다.

강 이사는 "임기를 마치면서 돌아보면, 업무적인 면에서는 코로나 이후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급여체계 변화, 예를 들면 비대면 의료 도입에 따른 급여정책 대응 마련이 필요한 시기에 임기가 종료돼 마무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또 "통합돌봄사업에서 보건과 복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급여 역량 확대, 다시 말해 재택의료 및 방문간호 확대에 대한 구체적 건강보험 역량 강화를 마무리 하지 못한 부분도 숙제"라고 했다.

지난 2월 자원해서 평택 박애병원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를 진료했던 강청희(오른쪽 첫번째) 급여상임이사
지난 2월 자원해서 평택 박애병원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를 진료했던 강청희(오른쪽 첫번째) 급여상임이사

이제 남은 임기는 약 1개월. 강 이사는 "그동안 공단 급여상임이사를 하면서 체력적 소모가 많은 상태여서 임기를 마치면 좀 쉬려고 했었지만, 평택을 다녀와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여기서 '평택'은 1호 코로나19 거점병원인 평택 박애병원을 말한다.

강 이사는 "공직에 있는 의사로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평택에 의료지원을 다녀온 배경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개인적으로) 지방 감염병 거점 전담병원 현장에서 작동되는 의료지원 실태와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경험하고, 자원해서 희생적 봉사를 하고 있는 의료진을 직접 응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했다.

강 이사는 이어 "원래 제가 처음 마음먹었던, 세상을 고치는 의사가 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보장성 강화를 통한 선순환 의료체계 개혁으로부터 의료현장에서 만나는 환자와 의료진이 상호 신뢰 하에 최상의 치료결과를 보장 받는 의료환경 개혁에 매진할 생각이다. 그것이 보건의료 현장전문가로서 책무이자 사명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의료환경 개혁의 밑그림은 공급자·가입자·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포럼' 설립이다. 강 이사는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다. 의료환경 개혁을 위한 새로운 도전 정도로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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