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약사라는 화두가 다시 던져졌다. 복지부는 최근 열린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 협의체 회의에서 넌지시 이 문제를 꺼내 들었다.
시기적으로 한약사와 한약조제약사에게 허가된 한방백방 처방 관련 법령의 일몰시한이 2022년 12월말까지 연장된 직후 이자 한방첩약 건보급여 시범사업 직전이다. 또 한약제제 한방분업 논의의 시작과 호흡을 같이한다.
먼저 직전 사안인 백방 처방관련 내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백방 처방조제 관련 행정규칙은 '한약 처방의 종류 및 조제 방법에 관한 규정'으로 1,2차 한약분쟁 또는 파동으로 불리우는 25년전 사건의 결과물이다. 1995년 마련된 이 규정은 2014년 2년간의 재검토 기간을 두도록 일몰 시한을 명시한 개정이 이뤄졌다.
이후 2016년 말에 일몰기한이 2019년 말로 4년 연장됐다. 또 지난해 말 재검토 일몰기한을 2022년 12월 31일까지 다시 2년 연장했다.
한방의약분업 시행 이전의 현 상황에 백방의 제한을 둔 한약사와 한약조제약사의 한약취급 범위 확대와 축소 또는 폐지 여부를 두고 약사회와 한약사회 그리고 한의계간의 첨애한 대립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풀기 어렵다보니 규정이 정한 한약조제지침서 운영위원회는 6년째 숙제를 미루는 회의만 했다. 의약분업과 함께 논의하지 않고서 해법도 없지만 정확하게 표현하면 한의협과 한약사회, 약사회는 이 숙제를 풀 당사자가 아니다.
93·95년 한약분쟁의 산물 '한약사'와 양한방 이원화
갈등 소지를 차지하고 한약분쟁의 결과물은 앞서 살핀 '백방'과 한약사제도 도입이다. 경과조치로 한약과목을 이수한 약사를 구제하기 위한 한약조제약사 시험제도가 생겨났다.
제도적으로는 경계가 모호했던 양한방 이원화 체계가 약업계 내에서는 확실하게 구축됐다. 후속조건이 되는 제도는 한방의약분업이었으나 25년이 지나도록 논의 시작도 없었다.
약업계의 양한방 이원화 체계를 구축한 주인공은 한약분쟁의 논쟁에 대해 중재해 결론을 낸 정부와 경실련를 비롯한 시민단체이며 이는 국민적 정서에 기대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도출해 낸 결과물들이다.
'통합약사' 국민·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
25년 전 양한방 이원화에 대해 한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냈던 약사사회는 내홍끝에 사회적 합의의 결과물을 받아들였던 수용자의 입장이다.
약사사회의 입장은 단순명료하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통합약사 논의는 양한방에 대한 이원화와 일원화에 대한 내용으로 직능간 협의 대상이 결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즉 통합약사라는 화두를 던진 보건복지부가 시민단체들과 함께 국민 정서를 살펴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야할 숙제라는 입장이다. 국민정서가 약업계의 양한방의 일원화라면 그때 통합약사에 대한 직능간의 진진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이번 이슈의 본질을 해석한다.
이 논의 또한 완전한 한방의약분업 논의가 함께 이뤄지지 않는다면 '통합약사' 논의는 어떠한 가치도 둘 수 없다고 보며 한방분업에 반하는 구조의 한방첩약 건보급여 시험사업의 의도에 대해 의심을 거두지 못한다.
또 20여년간 한약과 단절된 약대졸업생이 배출되면서 '통합약사'에 대한 약사사회의 정서 스팩트럼은 매우 넓다. 극단적인 반대와 찬성이 공존하고 일반의약품 관련 직능 침해 논란과 갈등으로 인한 감정적인 골도 정서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약사회는 약간 결이 다르다. 한방의약분업을 통한 온전한 직능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고 차선책으로 통합약사 논의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결과로 탄생한 한약사 직능은 졸업생 배출후 20년째 합의를 통해 보장받았던 한방의약분업을 통한 온전한 직능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기에 차선책으로 통합약사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또 내부적으로 통합약사 관련 찬반의견이 나눠지나 약사회 처럼 세대에 따라 극단적 단절구조가 아닌 입장이라 내부조율 여지는 충분하다.
단 한약사 직능의 도입 자체가 사회적 합의였다는 점에서 한약사라는 직능 자체의 존속여부를 스스로 결정하고 통합약사 논의를 진행할 주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과 사회적 합의 주체들의 반성과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점은 고민해볼 대목이다.
한방첩약 건보급여 시범사업의 의구심
보장성 강화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 한방첩약 건보급여 시범사업은 25년전 사회적 합의인 후속제도 한방의약분업에 정반대되는 사업구조다. 흐름이 같은 부분은 약업계에 대한 양한방 이원화다.
양한방 일원화 논의인 통합약사라는 화두를 꺼내든 복지부가 정반대되는 시범사업을 확정하고 오는 10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점에 대해 정부에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고 약사회와 한약사회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먼저 약물 이상반응 관리 시스템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첩약에 대한 급여 시범사업은 부작용 '치외법권' 지역으로 까지 확장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약사회와 한약사회는 한방분업을 통한 첩약 보험실시라는 한목소리를 내고있다. 이원화 체계에서 약업직능간이 공통된 의견을 피력하며 25년전 사회적 합의에 반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는데 동의하는 시민단체와 복지부의 행보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의약 관련 한의사협회와 함께 또다른 전문가 집단인 한약사회는 이원화 체계에서 명확하게 부여받은 한약 조제권 이란 직능의 독립성이 보장받지 못한채 사실상 사업에서 배제됐다는 점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약제제 한방의약분업 논의와 의료일원화 불씨
지난 7월 한약제제 한방의약분업 연구용역 보고회가 비공개 형식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공개된 내용이 거의 없이 향후 일정에 대한 언급도 없는 상태다.
다만 첩약 건보급여 시범사업을 계기로 약사회와 한약사회 모두 한방의약분업과 통합약사 논의는 별도로 진행되기 어려운 현안이 됐다. 2000년 의약분업 시행도 직능간의 합의과정에서 사회적 중재와 협의가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한방분업은 복지부와 관련단체간의 협의 구조라기 보다는 국민적 합의가 요구되는 사안이다.
한의계는 한방분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분명히 하며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정부의 분업의지가 강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25년전 이원화의 합의 과정에서 도출된 분업이란 결과물을 마냥 거부하기는 어렵다.
역설적으로 한의계에서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의료일원화 이야기도 분업과 엮여 논의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분업반대와 의료일원화라는 병행불가능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 한의계는 이달초 한의사와 한의대를 활용한 의사인력 확충방안 국회간담회와 유튜브 채널 중계를 통해 통합의대를 주장하며 의료일원화에 불을 지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통합약사의 경우 약대 6년제 전환에도 불구 약사인력 부족여부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어 논의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방분업과 약업계의 양한방 일원화라는 사회적 합의구조라는 이상적인 구조가 마련돼야 하는 만큼 분업과 통합약사는 연결돼 있고 아직은 먼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또 분업시스템이나 상호 추가교육 등 기술적인 문제는 걸림돌이 되지는 않겠지만 한의계, 한약사와 약사 등 약업계 각 직능의 정서에 이반되는 부분이 있어 의료일원화의 논의가 선행 또는 병행되며 의약 전반에 대한 체제개편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