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 동의 마감…"국회 복지위 회부 위해 5만명 동의 필요"
희귀질환 환자의 진단과 치료를 총괄할 국가 차원의 전문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동의자 1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별도 시설을 신축하기보다 기존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서울대학교병원에 국립희귀질환센터를 위탁 지정하고, 중앙과 지역 거점병원을 연계하는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0일 비영리 민간단체 근보회(근이영양증 환우 및 보호자 모임)에 따르면 한성민 사무국장이 발의한 '서울대학교병원 내 국립희귀질환센터 설립 및 희귀질환관리법 개정에 관한 청원'의 동의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
한 사무국장은 1975년생으로 7세 때 근이영양증을 진단받았다. 근보회 측은 한 사무국장이 호흡부전과 폐렴 등 합병증 위험으로 인공호흡기를 상시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광운대학교 전산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근보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청원에서는 특히 지역에서 희귀질환 환자가 응급상황에 처했을 때 적절한 대응을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 사무국장은 지역 대학병원에 폐렴으로 입원했던 근이영양증 환우가 퇴원한 다음 날 가래를 배출하지 못해 뇌사에 빠진 사례를 언급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심부전증 응급상황에 놓인 환우가 이송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쳐 구급차 안에서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근보회는 일반 응급실에서 기침유발기나 인공호흡기 등 근이영양증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장비를 다룰 수 있는 의료진이 부족해 보호자가 직접 기기를 조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근이영양증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높은 CK·CPK 수치 등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적절하지 않은 진료가 이뤄질 가능성도 문제로 제시했다. 전문 치료 인프라 부족으로 희귀질환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기까지 여러 의료기관을 거치는 이른바 '진단 방랑'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별도 신축 대신 기존 인프라 활용 제안
한 사무국장이 제시한 핵심 대안은 서울대학교병원 내 독립적인 '국립희귀질환센터'를 위탁 지정해 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별도의 건물을 신축하고 의료진을 새롭게 확보하는 방식보다 기존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센터 구축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국립희귀질환센터가 초희귀질환의 최종 유전자 확진과 첨단 신약 임상시험 등을 총괄하는 중앙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지역 권역별 거점병원은 환자의 일상적인 유지 치료를 맡도록 하는 체계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희귀질환 환자가 진단이나 고난도 치료를 위해 수도권 의료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는 거주지역 인근에서 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자는 구상이다.
한 사무국장은 "국립희귀질환센터 설립은 우리 희귀질환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에만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안전하게 끝까지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열어주는 마지막 생명줄이자 인도적 안전망"이라고 호소했다.
이번 국민동의청원의 동의 기간은 오는 8월 22일까지다. 보건복지위원회에 정식 회부돼 심사를 받기 위해서는 5만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1만명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약 4만명의 추가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