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최 국제학회 결산내역도 제약바이오협회로 제출해야…의학계 "감독관 행세하나"
부스 허용 기준 강화 불만 고조 "신생학회와 연구회 지원 축소는 한국 의학 발전 저해"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임상교수들의 제약업체 비용 지원 집행이 6개월 이상 늦어지고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강화된 공정경쟁규약으로 학술대회 지원을 축소하는 제약업계에 대한 의료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제약사 지원으로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임상교수들의 경비 집행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제약사 지원으로 미국과 유럽 등 국제학술대회 참석하는 임상교수의 항공료, 숙박비, 현지 교통비, 식비 등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통해 추후 일괄 집행되고 있다.
해당 임상교수가 사비로 지출한 후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후지급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원액 정산 기간이 너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학술대회 참석 후 6~7개월 이상 경과해야 참석 교수들 개인 통장으로 입금되고 있는 상황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내부 문제가 작용하고 있다.
국제학술대회 비용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 인원은 적고, 업무량은 많아 최종 경비 집행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바이오협회 통한 후정산 지연 악순환 반복 "국제학회 참석 교수들 부담으로 작용"
메이저학회 임원은 "제약사가 지원하는 국제학술대회 참가는 젊은 임상교수를 중심으로 선발한다. 지원 경비는 참석 교수 개인이 지출하고, 제약바이오협회를 통해 후정산 되고 있다. 협회의 지원액 집행기간이 늦어지면서 참석한 주니어 교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항공료와 숙식비 등 500만원 이상의 경비를 7개월 지난 후 정산받은 행태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제학술대회 비용 처리 지연을 인정했다.
협회 임원은 "학술대회 담당 부서 직원이 2명으로 해외학회 참석 교수들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경비 정산과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학회와 참석 교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들의 더 큰 불만은 강화된 공정경쟁규약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개최 국제학술대회 인정 요건이 강화되면서 개최한 학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행사 종료 후 90일 내 비용 결산 내역과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제약사 후원 학회 주최 모든 학술대회 감독관을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의학계 입장에서 불편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제약사 부스비 허용 기준을 교육 3점 이상, 보건의료전문가 50명 이상(희귀질환 학회 25명)으로 제한하는 규정까지 신설되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개최 국제학회 지출내역 제약바이오협회 보고해야-제약협회 “투명성 차원 불가피”
대한내과학회 임원은 "제약바이오협회에 학술대회 예산 내역을 보고해야 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다. 학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를 못 믿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부스 지원 허용 기준에 평점을 전제한 것도 문제가 있다. 전문과목 학회를 제외하고 처음부터 메이저 학회는 없다. 신생학회와 연구회로 시작해 학문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생학회와 연구회 지원을 줄이겠다는 제약업계 의도로 비춰진다. 제약산업 발전을 원한다면 의학적 발전이 토대가 돼야 한다. 새로운 의학 변화를 연구하고 공부하는 작은 학회와 연구회를 간과한다면 향후 10년 안에 유수 국제저널에서 한국 의학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제약업계가 매출액에 매몰되지 말고 의학 발전을 지원해야 신약 개발과 제약강국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창했다.
제약업계는 의료계의 과도한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임원은 "공정경쟁규약 개정안 초안은 협회에서 만들었지만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등과 협의와 합의를 거쳐 복지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종 인준헸다. 무늬만 학회인 학술대회 지원은 불법 리베이트 소지가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에서 의학계 학술대회 지원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추계학술대회에서 개정된 공정경쟁규약을 적용한 후 문제가 있다면 추후 의료계와 협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