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도입 입법안에 대해 정부와 환자단체, 약사단체는 찬성 입장을 밝힌 데 반해, 의료계 단체는 일제히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입법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사실은 서영석 의원의 의료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지민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22일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이 전자처방전 발송 업무 지원을 위한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구축·운영 업무 공공기관 위탁 근거, 업무를 위탁받은 공공기관의 준수사항, 보건복지부장관의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의 장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 정보의 누출·변조·훼손 금지 등의 규정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수석전문위원은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공적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전자처방전을 안전하게 전송해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것으로 그 취지에 공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직접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것과 관련하여서는 관련 단체의 찬반 양론이 각각 존재하고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입법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 의료계 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사협회는 "전자처방전을 시스템에 등록하면 처방전을 발송한 것으로 간주해 환자가 처방 내역을 직접 확인하고 조제약과 대조할 기회를 박탈함에 따라 조제오류 등 약화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반대이유를 들었다.
치과의사협회는 "헌법상 보장되는 사생활의 비밀 보장과 자유에 대한 침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부나 공공기관의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구축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병원협회는 "약사 재량의 대체조제가 남용될 우려가 있으며, 이는 결국 성분명처방으로 확대돼 최적의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의 처방권이 침해되고, 대체조제 등으로 인한 약화사고 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 진다"고 했다.
이와 달리 대한약사회는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은 연간 약 5억 장의 종이 처방전 발급 및 3년 간의 보관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소하고, 처방전 입력 오류 감소로 안전한 약물 사용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또 "전자처방전을 공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처방정보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하고, 진료 -조제-복약지도의 연계를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보장하며,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한 관리가 가능해 진다"고 했다.
환자단체 역시 의료계의 우려와 달리 찬성 입장을 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을 통해 처방정보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의료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찬성 의견을 냈다. 복지부는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 구축‧운영을 통해 처방전 발행‧보관 비용 절감, 환자 편의성 제고 및 건강정보 보호, 비대면진료 지원 등 전자 처방전 관련 업무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도모하려는 입법취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시스템 설계 및 구축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 시행 일을 2028년 1월1일부터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 개정안은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소위원회에 상정돼 심의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계속심사' 대상이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