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골든타임, 약이 있어야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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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골든타임, 약이 있어야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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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5.08.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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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

“한 달을 기다렸습니다. 이제라도 다시 시도해 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병원에서 약이 없다고 합니다. 다시 또 멈춰야 하나요?”

김명희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사진=한국난임가족연합회]
김명희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사진=한국난임가족연합회]

최근 들어 ‘난임 시술에 필요한 약이 부족해서 바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회원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난임 시술로 태어난 아기는 전체 출생아의 약 11%에 달합니다. 출생아 10명 중 1명 이상이 난임 시술로 태어났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난임 시술은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를 알고 있기에 난임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진료 현장에서는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등에 필수 사용되는 생식샘 자극 호르몬(고나도트로핀) 제제를 포함한 주요 난임 치료제들의 공급난은 지난 몇 년간 고질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이후 현재까지 식약처에 공급 중단 또는 부족으로 보고된 치료제만 10개에 달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난임 시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데, 제약사의 약 생산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치료제 공급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부 난임 치료제가 사용량-약가 연동제(PVA) 적용 협상 대상 의약품에 포함됐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었습니다. 국내의 난임 치료제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는데, 증가한 약 사용량에 비례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입니다. 약가가 인하되면 난임 부부들에게 좋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난임 치료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이미 공급 불안을 겪고 있는 난임 치료제들의 약가가 더 인하된다면 지금의 공급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적정 수준의 가격이 뒷받침 되어야 제약사에서도 약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난임 치료제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난임 부부들에게 돌아옵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 나이를 먹으면서 가임력이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 약 100만~200만개의 난포를 난소에 갖고 태어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소진된다고 합니다.[i] 특히, 만 35세를 기점으로 난소의 기능과 난포 자극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지는 ‘난소 저반응’ 현상이 나타나면서 임신 가능성이 크게 저하됩니다. 우리나라는 고령 산모(35세 이상)의 비율은 2023년 기준 36.3%에 이릅니다. 이 비율은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날지 모릅니다.

난임은 절대적 시간이 치료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입니다. 막연히 지나가는 하루하루는 난임 부부들에게 굉장한 스트레스와 큰 불안감을 가져다 주게 됩니다. 산모들에게는 가장 빠른 오늘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정부의 난임 지원 정책 덕분에 전보다 훨씬 많은 난임부부가 적은 부담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습니다. 많은 의료진 분들이 출산 당 25회까지 시술 비용을 지원하는 현재의 정부 정책은 횟수만 놓고 보면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폭넓게 치료 비용을 지원 받는다고 한들, 정작 약이 없어서 치료를 받을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노력이 진정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난임 부부들이 필요로 할 때 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난임 치료제의 안정적인 공급까지 함께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들에겐 골든타임을 헛되게 보내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약가 절감’이라는 비용적인 측면만 고려한 단기적 성과보다 치료제의 안정적인 공급과 글로벌 경쟁 속 국내 환자 보호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국내의 수 많은 난임 부부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순간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책임있는 대응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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