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관 청장 “법적 토대 마련”…대상군·재원 놓고 학술·부처 간 검토 필요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질병관리청의 입장이 나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접종 형평성과 체계성을 고려할 때 국가 관리체계 안에서 다룰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원 대상과 재원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령층의 대상포진 진료 부담과 재발 문제를 지적하며 국가예방접종 도입을 촉구했다. 재정 부담을 고려해 취약계층이나 특정 연령부터 접종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임 청장은 “국민들의 접종 형평성이나 접종체계의 체계성을 생각할 때 국가의 관리체계 안에서 편입되고, 거기서 토론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고령층 진료 부담 증가…단계적 지원 방안 제시
김 의원은 최근 대상포진 환자 수와 진료비를 살펴본 결과,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두 지표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령층의 재발률이 30%라며 “10명 중 3명이 재발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도 근거로 들었다. 김 의원은 정부가 2023년 실시한 우선순위 검토에서 대상포진이 4순위에 올랐고, 앞선 1~3순위는 이미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대상포진 국가예방접종을 도입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관련 보고서의 경제성 분석 결과도 언급했다. 70세 이상에서는 생백신이 비용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65~69세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비용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도입을 주저하는 주된 이유로는 재정 규모를 꼽았다. 다만 처음부터 넓은 연령층을 지원하기보다 대상을 좁혀 시작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소요 재정은 취약계층 대상 지원의 경우 100억~300억원, 특정 연령 대상 지원의 경우 200억~300억원 규모다. 그는 이 같은 방식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해외 사례와 관련해서는 “G7 국가에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뿐”이라고 언급하며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가 도입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역별 사업 넘어 전국 단위 검토…지원 범위는 과제
임 청장은 현재 여러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사업으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종의 형평성과 관리체계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기존 법체계가 대상포진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다루는 데 제약이 있었다는 설명도 내놨다. 감염병예방법 아래에서는 감염병 전파 차단을 중심으로 국가예방접종 사업이 운영돼 대상포진의 특수성을 다루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한 예방접종관리법을 언급하며 “1년 뒤 시행되면 감염병으로 한정하지 않고 질병으로 확대했기 때문에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부분들을 더 적극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재원에 대해서는 학술적 검토와 정부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 청장은 “어떤 대상군을 선정할 것인지, 어떤 재원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학술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 부처 안에서도 다양한 재원 활용에 대한 적극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연령을 기준으로 지원하거나 면역저하자를 특정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참고해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임 청장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원실과도 계속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