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납품은 한 업체에, 의료관광은 피부·성형에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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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납품은 한 업체에, 의료관광은 피부·성형에 쏠렸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10.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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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 상급종합 27곳, 단일 도매상 공급 비율 90% 이상…돌봄주택 437호 중 43.2% 전남광주 집중
남인순 의원, 거래 실태 조사·미용성형 세제지원 평가·퇴원 고령자 주거 확충 촉구
남인순 의원. [사진=국회]
남인순 의원. [사진=국회]

사립 상급종합병원의 의료기기 구매가 특정 업체에 집중되고, 외국인환자 유치 실적은 피부과·성형외과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퇴원한 고령자의 지역사회 복귀를 돕는 지원주택도 지역별 공급 격차가 컸다. 의료기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의료관광 지원정책과 통합돌봄 기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8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고 의료기기 유통구조 조사와 외국인환자 유치정책 개선, 돌봄 연계 주거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99% 이상 공급받는 병원도 17곳…매입가·마진 조사 요구

올해 7월 기준 전국 사립 상급종합병원 35곳 중 27곳은 각각 특정 의료기기 도매업체 한 곳에서 전체 의료기기의 90% 이상을 공급받았다. 전체의 약 77%다. 이 가운데 17곳은 단일 업체의 공급 비율이 99% 이상이었다.

90% 이상을 한 업체에서 공급받는 사립 상급종합병원은 2024년 25곳, 2025년 26곳, 올해 7월 27곳으로 늘었다. 반면 국공립 상급종합병원 12곳 중 같은 기준에 해당하는 곳은 없었다.

병원이나 학교법인과 특수관계에 있는 간접납품회사, 이른바 간납사가 산하 병원에 의료기기를 집중 공급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이 최상위 지배주주인 오페라살루따리스의 공급 비율이 2023년 99.72%, 2024년 99.43%, 2025년 99.24%였다. 공급액은 각각 526억원, 695억원, 480억원이다. 성빈센트병원에 대한 공급액도 373억원으로 전체 공급금액의 96%를 차지했다.

의원실은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오페라살루따리스가 지난해 가톨릭학원에 90억원을 기부하고, 주주인 평화드림에 1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도매업체 케어캠프는 지난해 사립 상급종합병원 10곳에 의료기기의 90% 이상을 공급했다. 이들 병원에 대한 매출은 2134억원으로 집계됐다.

남 의원은 간납사가 개입하는 거래에서 계약서 없는 거래, 대금 결제 지연, 과도한 할인 요구, 손실·분실 책임 전가 등의 불합리한 관행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독점 공급 자체를 부당 거래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남 의원은 “특정 간납사가 산하 병원 공급을 사실상 독점했다는 사실만으로 부당한 가격 거래를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실제 매입가와 병원 공급가, 간납사 마진을 함께 조사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영향 분석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환급액 1964억원…조세지원 효과 따져봐야

외국인환자 유치에서는 피부과·성형외과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두 진료과의 외국인환자 진료인원 합계는 154만5800명으로, 2024년 84만6889명보다 82.5% 증가했다. 피부과는 131만2700명, 성형외과는 23만3100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86.2%, 64.3% 늘었다.

전체 진료과별 집계 합계 208만7400명 가운데 피부과는 62.9%, 성형외과는 11.2%를 차지했다. 두 진료과의 합산 비중은 2023년 52%에서 2024년 68%, 지난해 74.1%로 높아졌다. 이 수치는 진료과별 실환자 기준으로, 한 환자가 여러 진료과를 방문하면 각 진료과에 중복 집계된다.

지난해 전체 진료과별 인원 증가분 84만2631명 중 피부과·성형외과 증가분은 69만8911명으로 82.9%를 차지했다. 의료기관 해외진출 신고에서도 2021~2025년 전체 203건 중 피부·성형 분야가 97건으로 47.8%였다.

외국인관광객의 미용성형 의료서비스에 대한 부가세 환급액은 지난해 1964억원으로 전년 955억원보다 105.7% 증가했다. 환급건수는 172만1095건으로 69.9% 늘었다.

제도가 시행된 2016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누적 환급액은 4008억원이다. 지난해 한 해 환급액이 누적액의 49%를 차지했다.

남 의원은 “유치 규모를 늘리는 것에 치우치지 않고 중증질환 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환급 특례 재도입을 논의하더라도 외국인환자 추가 유치와 거래 투명성 제고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내국인과의 과세 형평성 및 재정·의료자원 배분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회복 돕는 거처, 인천엔 한 호도 없어

퇴원 고령자의 일상 복귀를 지원하는 주거 기반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컸다.

복지부의 ‘지자체별 지원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장기 거주를 지원하는 케어안심주택은 288호, 단기 거주형인 중간집은 149호로 전국에 총 437호가 공급됐다. 이 가운데 전남광주에 189호, 전체의 43.2%가 집중됐다. 인천에는 두 유형 모두 한 호도 없었다.

케어안심주택은 전남광주가 150호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 34호, 경남 32호, 서울 23호, 전북 21호 등이었다. 대구·인천·울산·세종·강원·충남·경북에는 공급이 없었다.

중간집은 경기 40호와 전남광주 39호에 전체의 53%가 모였다. 인천·대전·제주에는 한 호도 없었고, 울산과 세종은 각각 1호에 그쳤다.

시설 여건에도 차이가 있었다. 케어안심주택 32호와 중간집 39호에는 배리어프리 또는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되지 않았다. 커뮤니티 공간이 없는 주택은 각각 157호와 45호였다.

남 의원은 “어느 지역에는 퇴원 후 회복하며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집이 있지만, 어느 지역에는 단 한 호도 없는 실정”이라며 주거지원의 유형과 범위, 제공 기준과 절차 등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권고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을 소개했다.

이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존엄하게 나이 들 권리는 사는 지역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주택 확보와 개보수, 의료·돌봄서비스 연계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맞춰 중간집 운영 가이드라인을 지자체에 배포하고, 민관협력을 통한 ‘중간집 모형구축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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