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이상 즉시 보고하고 조치 내용 공개…공포 1년 뒤 시행
[국회 보건복지위 의결 법률안=예방접종관리법안] 감염병예방법에 흩어져 있던 예방접종 실시·관리 규정을 분리해 별도의 법률로 규율하는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 백신 수급, 접종 기록, 이상사례 조사, 피해 국가보상까지 예방접종 전반을 하나의 독립된 법체계에 담는 것이 핵심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어 ‘예방접종관리법안’을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했다.
이번 대안은 한지아 의원과 서미화 의원이 각각 발의한 2건의 제정안을 통합·조정한 것이다. 복지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가 지난 15일 대안을 마련했고, 전체회의는 두 법안을 각각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대신 위원회 대안을 제안하기로 했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예방접종 종류와 이상반응 역학조사 등을 규정하고 있지만, 예방접종 실시와 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체계적으로 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법안 제정 배경이다.
특히 어린이 중심의 접종을 넘어 질병 부담을 낮추기 위한 생애주기별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안전한 접종과 이상반응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점이 독립법 제정에 반영됐다.
5년마다 국가계획…예방접종위원회 설치
제정안은 예방접종을 안전하게 실시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질병을 예방하고 질병 부담을 낮추는 것을 법의 목적으로 명시했다.
예방접종은 질병에 대한 면역 효과를 얻기 위해 예방 효과가 확인된 백신 등을 주사 등의 방법으로 인체에 투여하는 행위로 정의했다.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 예방접종약품,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와 이상반응의 개념도 각각 구분해 규정했다.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 기본계획에는 예방접종 정책의 목표와 추진 방향, 대상 질병과 예방접종약품의 지정, 백신 구매·비축·공급, 효과평가, 이상반응 대응 등이 포함된다.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은 기본계획과 연계한 지역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장은 지역계획이 국가 기본계획과 부합하지 않을 경우 조정을 권고할 수 있다.
예방접종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예방접종위원회’도 질병관리청에 설치된다. 위원장은 질병관리청장이 맡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포함해 15명 이내로 구성한다.
위원회는 예방접종 대상 질병 지정, 국가·임시예방접종 실시 기준, 백신 구매와 비축, 접종 효과평가, 이상반응 대응과 국가보상 등을 심의한다. 위원회의 존속기간은 법 시행일부터 5년이다.
접종 내역 사전 확인…품질 이상 조치 공개
지방자치단체장은 관할 보건소를 통해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의료기관에 관련 업무를 위탁하는 것도 가능하다.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은 원칙적으로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 안에서 실시한다. 다만 질병 예방과 확산 방지에 필요한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다른 장소에서도 접종할 수 있다.
접종을 실시하려는 사람은 대상자나 법정대리인·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기존 접종 내역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보건소장과 위탁의료기관장은 접종 과정에서 예방접종약품의 품질 이상을 발견하거나 의심할 경우 지체 없이 약사법상 조치를 하고 질병관리청장에게 보고 또는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장은 국민의 보건위생상 안전이 우려되면 접종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조치 내용은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예방접종 실시자는 관련 기록을 작성해 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관련 기록은 시장·군수·구청장과 시·도지사, 질병관리청장에게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보고한다.
백신 구매·비축부터 계획생산까지 관리
질병관리청장은 질병과 접종률 감시, 면역도 조사, 백신 효과평가 등 예방접종 효과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예방접종 업무에 필요한 정보의 처리와 기록 관리를 위한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도 구축·운영한다.
국가예방접종과 임시예방접종에 사용할 예방접종약품은 백신의 효과와 질병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한다. 필요한 경우 제조업자와 수입자, 품목허가를 받은 자에게 관련 서류 제출을 명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약품을 구매·비축할 수 있다. 국내 공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예산 범위에서 필요한 물량을 산정해 의약품 제조업자에게 생산하도록 할 수 있다.
구매·비축하거나 계획생산한 예방접종약품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급 우선순위와 분배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예방접종약품을 생산·수입하거나 하려는 업체에는 생산·수입 계획과 실적 보고 의무가 부여된다.
기존 예방접종약품만으로 효과적인 접종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발 중인 백신 등의 구매·공급 계약도 체결할 수 있다.
이상사례 조사·피해보상 독립법에 명시
의사·치과의사·한의사는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가 나타난 사람을 진단하거나 그 시신을 검안한 경우 의료기관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경우에는 관할 보건소장에게 직접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장과 지방자치단체장은 이상사례를 보고받거나 예방접종 기록을 통해 이상반응이 의심돼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일반 의료기관에서 검사가 어려운 이상반응이 의심될 경우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장은 질병관리청장에게 검사를 의뢰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의뢰받은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국가는 국가예방접종 또는 임시예방접종으로 질병·장애·사망 피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보상한다. 질병 피해에는 진료비 전액과 정액 간병비, 장애에는 일시보상금, 사망에는 유족 일시보상금과 장례비를 지급하도록 했다.
질병관리청장은 보상 신청일부터 120일 이내에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보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60일 범위에서 결정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결정에 이의가 있는 사람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제정안은 공포 후 1년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시행 전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청구하거나 결정된 예방접종 피해보상은 새 법에 따른 청구·결정으로 인정한다. 다만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특별법에 따라 별도로 다룬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이 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모두 마치면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