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장관, '팩토리약국' 명칭 규제 법제화에 "실질적 안전관리 기준도 마련"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의약품 과다 소비를 유도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약국 명칭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른바 ‘팩토리 약국’이나 ‘창고형 약국’의 확산을 막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명칭 규제만으로 의약품 오남용과 복약지도 미흡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형 약국에 적용할 인력 기준과 안전관리 강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약국개설자가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의 오인을 일으키고, 의약품의 과다 소비를 유도해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약국의 고유 명칭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금지 표시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남 의원이 당초 발의한 법안은 ‘창고’, ‘공장’과 같은 표현이나 이와 동일한 의미를 가진 외래어·외국어 등을 규제 대상으로 제시했다. 최근 한 약국이 ‘팩토리’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국민이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대량 구매하도록 해 남용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보건복지위원회 심사 과정에서는 적용 범위를 보다 포괄적으로 정비했다. 특정 단어를 직접 열거하는 대신 약국의 기능 왜곡, 소비자 오인, 의약품 과다 소비와 남용 우려를 기준으로 금지할 명칭을 하위 법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시행 당시 금지 대상에 해당하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약국은 시행일부터 6개월 동안 해당 명칭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부대의견을 통해 법 시행 전 약국 개설등록을 하려는 사람이 명칭 관련 규정을 미리 인지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시장·군수·구청장을 통해 행정지도하도록 했다.
도매상·의료기관 오인 명칭도 법률에 명시
개정안은 현재 하위 법령에서 다루고 있는 약국 명칭 관련 제한도 법률에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약국개설자는 의약품도매상이나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자의 영업소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고유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다. 특정 의약품이나 특정 질병 관련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고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도 금지된다.
의료기관과 혼동할 우려가 있거나 질병명과 유사한 표시 역시 사용할 수 없다. 약국에서 1㎞ 이내에 개설된 의료기관과 같은 명칭을 사용해 해당 의료기관과 특수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표시도 보건복지부령으로 제한한다.
개정 내용이 약국개설자에게만 적용되는 규제라는 점을 고려해 약사법 제47조 제1항에 별도의 제5호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조문을 정비했다.
"대형 약국 운영상 문제 관리할 실질적인 방안 마련"
앞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명칭 규제와 별도로 대형 약국의 운영상 문제를 관리할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팩토리’나 ‘창고형’ 같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해당 약국의 문제를 막을 수 있는지 묻자, 정 장관은 관련 용어를 하위 법령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메가팩토리, 창고형, 최다·최고 등 국민을 혼동시킬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하는 약국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초기 단계여서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더 확산되기 전에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형 약국이 지역 약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동네 약국이 소멸될 위험이 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이 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 정확한 복약지도와 안전한 의약품 관리에는 허점이 있을 수 있어 관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정 장관은 “약품을 공산품처럼 구매하거나 위해성이 있는 약품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있다”며 “이 명칭만 가지고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그런 대형 약국에 대해서는 적절한 인력 기준이라거나 안전을 좀 더 강화할 방법에 대한 것을 현재 같이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의약품 오남용과 청소년의 과다 복용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명칭 제한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정 장관은 안전하게 의약품을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모색하고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창고형 약국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고 설명했다. 의약품이 일반 상품처럼 인식되고 다량 구매로 이어져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규제 기반을 마련한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