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선적 확대가 2분기 실적 뒷받침
FMC-220 도입·임상 진척으로 R&D 부담은 확대 전망
LG화학 생명과학사업이 올해 상반기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에스테틱 사업 매각을 결정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가운데 기존 의약품 사업에서 매출을 확대하고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렸다. 동시에 미국 항암제 사업과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성장축을 혁신 신약으로 옮기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백신 수출 시점과 연구개발(R&D) 비용이 실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LG화학은 주요 임상과제 진척에 따라 3분기 R&D 비용이 증가하면서 생명과학사업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LG화학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생명과학사업부문의 올해 상반기 외부고객 매출은 6781억2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92억9700만원보다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2억300만원에서 937억3200만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단순 계산한 생명과학사업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약 1.8%에서 올해 상반기 약 13.8%로 높아졌다. 매출 증가율보다 이익 증가 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올해 상반기는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진 기간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상반기 LG화학 전체 사업부문 영업이익 가운데 생명과학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0%로 공시됐다.
매출 9.5% 증가에 이익 급증…2분기 수출 선적 확대
LG화학 생명과학사업은 당뇨신약 '제미글로', 인간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 관절염주사제 '시노비안',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유셉트', 5가혼합백신 '유펜타', 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생명과학사업 매출 6781억원 가운데 수출은 2049억원, 내수는 4732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약 30%, 내수가 약 70%를 차지하는 구조다. 공시된 생명과학사업 제품군은 항암치료제와 당뇨치료제, 성장호르몬제, 백신 등이다.
특히 2분기에는 수출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LG화학은 2분기 생명과학사업이 전분기보다 수출 선적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 재고자산은 6월 말 기준 3466억원으로 2025년 말 3062억원보다 증가했다. 제품 재고가 488억원에서 629억원으로 늘었고 재공품도 190억원에서 295억원으로 증가했다.
에스테틱 떼고 의약품 집중…항암 신약 포트폴리오 보강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8월 생명과학사업본부 내 에스테틱 사업을 브이아이지파트너스에 200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가 밝힌 양도 목적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반면 항암 분야에서는 외부 신약 후보물질을 추가하며 파이프라인을 확대했다. LG화학은 올해 4월 미국 Frontier Medicines와 항암제 후보물질 'FMC-220'의 글로벌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등 일부 지역은 권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회사는 계약의 기대 효과로 '항암 신약 포트폴리오 강화'를 제시했다.
앞서 LG화학은 미국 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해 Aveo Pharmaceuticals를 인수했다. LG화학은 종속회사 LG Chem Life Science Innovation Center를 통해 Aveo 지분 100%를 5억71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공시에서 기대 효과를 미국 항암 치료제 시장 진출로 명시했다.
기존 의약품 판매를 통해 실적 기반을 유지하면서 인수와 기술도입을 통해 항암 신약 영역을 확대하는 방향이 생명과학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셈이다.
면역항암·p53 표적항암 임상 1상…R&D 비용이 하반기 변수
신약 파이프라인도 임상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생명과학 분야 주요 연구과제를 보면 면역세포 활성을 강화하는 면역관문억제제가 임상 1상에 있으며, Frontier Medicines에서 도입한 p53 표적항암제 역시 임상 1상 단계다. 희귀비만 치료제는 기술수출 상대방이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통풍 치료제는 기술수출 상대방이 중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소아마비 백신은 WHO PQ 및 상업화를 완료한 것으로 보고서에 기재됐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판매도 생명과학 연구과제에 포함돼 있다.
이 같은 파이프라인 진전은 향후 비용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LG화학은 3분기 백신 등 일부 제품의 수출 물량이 4분기에 집중되고 주요 과제의 임상이 진척되면서 R&D 비용이 증가해 생명과학사업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생명과학사업의 신·증설 및 보완 관련 시설투자액은 79억원이다. 생산시설 신규·확장 등을 대상으로 한 누적 투자 실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