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이력 공개는 낙인...환자안전 아닌 필수의료 위축 부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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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이력 공개는 낙인...환자안전 아닌 필수의료 위축 부를 것"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7.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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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사고 건수로 의사 평가하면 중증환자 진료할수록 불이익"
수도권 병상 확대·순천향의대 초과 선발도 우려 표명
대한의사협회 회관 전경. [사진=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 회관 전경. [사진=대한의사협회]

의료사고 이력을 의사 개인의 이름과 함께 공개하는 입법 움직임에 대해 의사단체가 "환자안전을 높이기는커녕 필수의료를 위축시키는 낙인식 제도"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 선택권 확대에는 공감하지만, 의료사고 발생 사실만으로 의사의 과실이나 진료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은 의료의 특수성을 외면한 접근이라는 주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제73차 정례브리핑에서 '의료사고 이력 공개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의료사고로 고통받은 환자와 가족들의 아픔에는 공감하지만 의사 개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제도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환자의 알권리와 의료 선택권을 강화하고 반복적인 중대 의료과실을 예방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제도와 분쟁조정 장치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사고 이력을 의사 이름과 함께 공개하는 방식은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고 선을 그었다.

의협은 의료가 이미 질병과 손상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인 만큼 중증외상, 응급수술, 고위험 분만, 장기이식, 암 수술 등에서는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도 합병증이나 사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기치 못한 치료 결과만으로 의료사고나 의료과실을 단정해서는 안 되며, 불가피한 합병증이나 환자의 기저질환, 중증도에 따른 치료 반응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료사고 건수로 의사를 평가할 경우 고위험 환자를 많이 치료하거나 다른 병원에서 거절당한 중증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술한 의사가 오히려 위험한 의사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수술을 거의 하지 않거나 위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의사는 '무사고 의사'로 평가받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오늘 처음 수술을 시작한 의사가 수천 건의 고난도 수술을 시행한 숙련된 외과의사보다 안전한 의사로 인식되는 왜곡도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사고 이력이 공개되면 의료진이 환자의 치료보다 자신의 기록 관리에 더 신경 쓰게 되고, 고령환자와 응급환자, 중증환자,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기피하는 방어진료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위험한 환자를 맡지 않는 의료환경이 조성돼 피해는 치료가 절실한 환자와 필수의료 분야에 돌아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보공개보다 전문가 자율규제가 환자안전 강화"

의협은 최근 이소희 의원이 제기한 문제도 정보공개가 아니라 전문가 자율규제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수련과 교육을 인증·평가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의료행위를 계속 수행할 수 있는지 전문가 단체가 조사·심사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환자안전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의사는 위험을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위험을 책임지고 감당하는 직업이라며, 의료사고 이력의 무분별한 공개는 환자안전을 강화하지 못하고 오히려 의료진에게 침묵과 회피를 강요해 필수의료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환자안전을 위한 합리적인 제도 개선에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겠지만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낙인식 공개제도에는 단호히 반대하며, 관련 토론회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의협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 대학병원들의 대규모 병상 신·증설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수도권 병상 확대는 의료인력과 환자의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켜 지역 필수의료를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며 정부가 병상수급관리 원칙에 따라 신중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최근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이 2026학년도 신입생을 배정 정원보다 11명 초과 선발한 것과 관련해서는 교육부의 감축 조치가 대학의 책임을 미래 수험생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전국 의대 정원 관리 실태 전수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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