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기준 고시 위반과 무관…복지부도 당혹 "심평원 삭감 이유 있겠지만 아쉽다"
심사평가원이 요양병원 방광 스캐너 검사의 전액 삭감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모호한 급여기준 개선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이뤄진 일괄 삭감을 두고 요양병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병원의 6월분 청구 항목 중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액 전액을 삭감해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사평가원은 전국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 비용에 대한 내사를 진행해왔다.
복지부는 모호한 급여기준을 감안해 관련 전문학회 등과 협의를 통한 급여기준 개선방안을 준비하면서 심사평가원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심사평가원은 7월 통지한 요양병원 청구명세서 심사 조정결과에서 방광 스캐너 검사 항목 전액을 삭감했다.
방광 스캐너(bladder scanner)는 방광 중심 위치를 실시간 영상으로 표시해 주는 의료기기로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잔료량을 측정하는 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고령 입원환자의 배뇨장애와 요실금, 신장 치료를 위한 보조수단으로 사용 중이다.
지난 2019년 8월 개정된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에 따르면, 방광 잔료량 측정 검사 1일당 급여기준을 명시했다.
방광 스캐너를 이용한 방광 잔료량 측정 검사(1일당) 급여기준은 '하부요로증상 및 배뇨곤란을 호소하는 환자 중 의학적으로 잔료량 측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사의 처방에 따라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진료기록부 등에 기록한 경우에 산정한다'고 규정했다.
방광 스캐너 검사 수가는 1회 당 1만원 수준이다.
심사평가원은 방광 스캐너 검사 남발을 위해 요양병원에 자제를 요청했다. 올해 요양병원 방광 스캐너 검사 건수가 전년 대비 6개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급여기준 고시에 입각하면, 요양병원 방광 스캐너 검사 건수가 많아졌을 뿐 고시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
보험급여과 공무원은 "심사평가원이 요양병원 방광 스캐너 검사를 전액 삭감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삭감 항목과 내용을 일일히 보고하지 않고 있다. 과도한 검사 남용을 개선하기 위해 급여기준 개선을 검토 중인 상황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요양병원계는 심사평가원 삭감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입원환자 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요양병원별 한 달 방광 스캐너 청구액은 1000만원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요양병원 병원장은 "방광 스캐너 검사 청구액 전액이 삭감됐다. 지역별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요양병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환자별 1일 인정도 없이 검사 청구액 모두 심사 조정됐다. 고시에 근거해 의학적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입원환자 검사를 일괄 삭감한 근거를 모르겠다. 급여기준 개선을 마련해야지 무조건 삭감하는 심사평가원 형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급여기준 개선 움직임과 무관한 심사평가원의 전액 삭감 조치가 간병 급여화를 앞둔 요양병원계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는 형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