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표 실장 "산업계 건의 반영해 최대한 제공…RWD 활용 연구 확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데이터 활용 수요에 대응해 의약품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하고 의료영상 데이터 개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제한적으로 제공하던 의약품 코드 정보를 현재는 연구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보다 상세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가명정보 결합을 활용한 실제임상근거(RWE)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선표 빅데이터실장은 23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산업계 데이터 개방 확대 계획과 가명정보 활용 현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제약업계 요구 반영해 의약품 정보 공개 확대
이날 기자들은 제약업계에서 심평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접근성이 낮고 공개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산업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데이터 개방 계획이 있는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국 실장은 "제약계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활용도가 낮다는 의견을 많이 주고 있다"며 "현재는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서는 최대한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약품 코드 제공 범위가 과거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 실장은 "예전에는 의약품 코드를 일부만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는 거의 9자리 전체 코드를 제공하고 있다"며 "연구자 입장에서는 훨씬 유용하고 효과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약품 코드는 총 9자리로 구성되며 성분 정보 외에도 제형, 용량, 투여 형태 등의 정보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성분에 단일 제품만 존재하는 경우 해당 코드만으로 특정 회사 제품을 유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그동안 정보 공개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져 왔다고 덧붙였다.
국 실장은 "과거에는 특정 제약사의 특정 품목이 식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자문 결과 연구 활용 측면의 이점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연구자와 정보 제공 기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영상 데이터 추가 개방 요구도 증가
심평원은 최근 의료영상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산업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심평원은 9개 질환에 대해 분류·가공된 의료영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추가 질환 데이터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 실장은 "산업계 입장에서는 특정 질환의 의료영상 데이터를 명확하게 제공받아야 활용 가치가 높다"며 "추가 공개 요구가 많지만 영상 데이터를 질환별로 분류하고 정제하는 과정에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일 질환의 의료영상 데이터셋 구축에도 수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심평원은 최근 산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원데이터 형태의 공개 가능성도 논의했다. 국 실장은 "지난달 세 차례 정도 산업계 간담회를 진행했고 현재 의견을 정리하고 있다"며 "질환별로 정제된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원데이터를 제공했을 때 활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견도 수렴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산이나 인력 한계로 모든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지만, 보유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안전한 환경의 분석센터 등을 통해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명정보 결합 활용, 신약 효과·안전성 평가 중심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가명정보 결합 활용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 실장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주로 신약이나 의약품의 유용성, 안전성, 효과성 등을 평가하기 위해 가명정보 결합을 신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 사례로는 대상포진 백신의 실제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신경통 발생률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의료기관의 코호트 자료와 심평원 청구자료를 결합해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이처럼 실제 진료 환경에서 시판 중인 의약품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유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심평원이 마련 중인 데이터 제공 가이드라인이 정착되면 데이터 제공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 실장은 "요청 데이터가 국민 개인정보 측면에서 민감성이 크지 않다면 보다 신속하고 폭넓게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산업계의 연구개발과 데이터 활용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