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 급여화 논란 진화에 '진땀'…"의견청취 차원, 결정된 사항없다"
상태바
탈모약 급여화 논란 진화에 '진땀'…"의견청취 차원, 결정된 사항없다"
  • 이창진 기자
  • 승인 2026.06.22 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 의료계와 진보단체 등 예상보다 큰 비판에 당황 "공론화 절차 진행일 뿐"
의료계, 건강보험 원칙 '훼손'-보건노조 "탈모로 인한 고통과 급여화는 별개 문제"

탈모 치료제 급여화 논란이 보건의료계와 환자시민단체 등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의견수렴 차원의 공론화 과정이라고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건강보험 원칙 훼손이라는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하반기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확대 추진은 하반기 추진 과제일 뿐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앞서 정은경 장관은 대중언론과 정책간담회 배포 자료를 통해 민생 직결 의료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대국민 의견수렴을 통한 탈모 치료 건강보험 급여 확대 추진을 하반기 추진 과제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행정안전부 플랫폼을 통해 탈모 치료제 급여화 의견수렴과 함께 대국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행정안전부 플랫폼을 통해 탈모 치료제 급여화 의견수렴과 함께 대국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의 국민 참여 플랫폼을 통해 '탈모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 해야 할까요' 주제의 의견수렴과 함께 7월 4일 국민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보건의료계는 인터넷 의견수렴과 토론회까지 이미 급여화 단계를 밟고 있다는 시각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탈모로 인한 고통을 인정하는 것과 탈모 치료제를 급여 대상으로 결정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건강보험은 특정 세대가 낸 보험료를 그 새대에 돌려주는 환급제도가 아니다. 보험료를 내면서 의료이용이 적은 청년에게 체감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급여 우선 순위를 정한다면 노인과 장애인, 중증환자, 희귀난치성질환자에게 많은 자원을 배분하는 건강보험 연대 원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모가 질병인가, 미용인가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아닌 임상적 효과와 삶의 질 개선, 비용 효과성, 환자의 경제적 부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정부는 공론화에 앞서 대상 연령과 성별, 탈모 유형, 중증도별 예상 환자 수, 급여기준, 건강보험 재정 부담 등을 제시해야 한다"며 공론화 중단을 촉구했다.

의료계 비판이 더욱 거세다.

현정부는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 개선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있지만 정작 성과 보상 부족으로 의료인력난과 의료취약지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검체검사와 영상검사 수가인하 절감 재정을 지역필수의료에 투입하는 돌려막기 상황에서 의학적 근거와 필요성이 미비한 탈모 치료제 급여화는 건강보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예방의학과 전문의인 강민구 전 전공의협의회장은 SNS를 통해 "안타까운 중증, 희귀질환이라도 한정된 재정을 고려해 엄격한 경제성 평가를 거쳐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생사 기로에 선 중증, 희귀질환 환자들은 경제성 평가에 가로막혀 천문학적 약값을 감당하며 눈물 짓고 있는데 탈모약 급여화를 논의하는 현실이 씁쓸하게 대비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는 탈모약에 수천 억원의 급여를 적용하는 것은 건강보험 제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지금은 단편적인 혜택 확대보다 비대해진 단일 건강보험 제도의 한계를 직시하고 지속 가능성을 위한 뼈아픈 개혁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보험급여과 유정민 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약 급여를 통해 건강보험료 납부 세대적 형평성을 고려할 필요성을 언급한 점과 탈모가 단순 미용이 아닌 질환 차원의 상병코드를 부여해 관리 중인 점을 고려해 행안부 토론회 등 사회적 합의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최종 결과가 나왔을 때 복지부 내부 검토로 탈모약 급여 행정이 지연되지 않도록 모든 경우의 수와 가능성을 고려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검토로 일관한 복지부가 공론화라는 카드를 던진 셈이다.
  
여기에 7월 1일 적용 예정인 바리시티닙 경구제 급여기준에 성인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 신설도 논란에 한몫하고 있다.

탈모 치료제 급여화를 위한 예행연습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보험약제과 공무원은 "중증 원형 탈모증 환자 급여기준 확대는 이미 준비했던 내용이다. 전문가 단체 등에서 합리적 의견이 들어온다면 검토할 수 있지만 더 이상 급여기준 확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탈모 치료제 급여화와 무관한 사안"라고 일축했다.

그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 탈모 비급여 약제 재정과 급여화 시 재정 추계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아무런 결정이 안된 상황에서 약제 급여기준과 재정을 예단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답했다.

복지부 해명에도 비판적 여론은 지속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탈모로 인한 고통과 사회적 요구는 공감하지만 건강보험은 선심성 복지 제도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라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중증환자 치료 부담 완화와 필수의료 유지라는 시급한 과제에 집중되어야 한다. 과학적 근거와 효과성 검증 없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복지부 고위 공무원은 "공론화 과정일 뿐인데 예상보다 비판 수위가 강하다. 의견 청취 후 급여화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것일 뿐 결정된 내용은 없다. 의료계와 시민사회단체 등 곳곳에서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난감하다"고 언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