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교수, 29일 환자기본법 심포지엄서 발제 예정
환자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등록환자단체 요건, 환자정책위원회 권한, 환자의 권리 12개 실효성 확보 방안 등이 향후 하위법령 제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박성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 교육장에서 열리는 ‘환자기본법 제정 이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심포지엄에서 ‘환자기본법 하위 법령 제정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발제문에서 환자기본법의 제정 이유에 대해 “환자의 권리보장과 환자안전 증진을 포괄적으로 규율하는 기본법 체계를 마련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환자 보호 및 권리 증진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위법령 논의 과정에서 ▲등록환자단체의 등록요건과 역할 ▲환자정책위원회의 구성과 권한 ▲환자의 권리 12개 실효성 확보 방안 ▲구 환자안전법에 없었던 환자안전사고 조사 조항 ▲환자정책 기본계획·시행계획·실태조사·영향평가·연구사업의 실질적 추진 방안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먼저 거론된 것은 등록환자단체 기준이다. 환자기본법은 등록환자단체가 되기 위해 ▲환자의 건강과 권리 증진 목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과 인력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상 요건 충족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 교수는 소비자단체 등록 제도를 비교 사례로 제시했다. 소비자기본법 시행령은 소비자단체 등록 요건으로 전산장비와 사무실, 상근인력 5명 이상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상 요건에는 상시 구성원 100인 이상, 최근 1년 이상 공익활동 실적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환자단체의 업무 범위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발제문에는 환자의 투병 상담과 정보 제공, 교육·훈련, 인식 개선 캠페인, 심리·정서적 지원, 사회복귀 지원, 정책 제안, 해외 환자단체와의 교류·협력, 보건의료서비스와 의약품·의료기기 등의 품질·안전성·가격 조사 등이 포함됐다.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등록환자단체 사업·활동·운영·시설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환자기본법 조항을 언급하면서, 향후 소비자단체 보조금 사업과 유사한 방식의 환자단체 지원사업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환자정책위원회의 구성과 권한도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환자기본법은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환자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에 환자정책의 종합 조정과 평가, 제도 개선 권고 기능 등을 부여했다.
위원회는 15명 이내로 구성되며, 등록환자단체 추천 인사와 의료계·약사회 추천 인사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 박 교수는 특히 위원회가 환자의 기본 권리를 제한하거나 제한 우려가 있는 법령·고시·예규·조례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주목했다.
발제문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책 권고 제도를 사례로 들며, 환자정책위원회 역시 환자 권리 관점에서 법령을 검토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실무위원회와 분야별 전문위원회 설치를 통해 환자안전 전문위원회, 환자권리 전문위원회, 환자법령영향평가 전문위원회 등을 둘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의견 제시 대상 법령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도 향후 논의 과제로 제시됐다. 박 교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이나 시·도지사 요청, 위원 일정 수 이상 요구, 등록환자단체 요구, 온라인 국민 요구 등을 안건 상정 방식의 예시로 소개했다. 또 ‘환자 권리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제한 우려 권리, 대체 가능성, 환자안전 영향, 취약환자 영향, 환자단체 의견수렴 결과 등을 검토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환자의 권리 12개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후속 제도 정비 필요성도 언급됐다. 환자기본법은 적정 보건의료서비스 이용권, 설명 청취권, 자기결정권, 의료정보 열람권, 개인정보 보호권,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 정책 의견 제안권, 단체 조직·활동권 등 12개 권리를 규정했다.
이에 맞춰 의료법도 개정돼 의료기관의 장이 환자의 권리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의료기관 내에 게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반영됐다.
박 교수는 기존 의료법상 환자 권리 규정과 비교해 환자기본법이 정보 접근권, 정책 참여권, 단체 활동권 등 보다 확장된 권리를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안전사고 조사 조항도 새 쟁점으로 제시됐다. 환자기본법은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발생 시 복지부 장관이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국회 검토보고서는 조사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와 진술, 조사 결과를 형사·민사·행정 책임 추궁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박 교수는 소개했다.
이와 함께 환자정책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실질적 운영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환자기본법은 복지부 장관이 5년마다 환자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도지사와 함께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박 교수는 소비자기본법과 청년기본법 시행령 사례를 비교하며, 관계부처 협조 체계, 자료 제출 방식, 정책 반영 절차, 시행계획 평가체계 등이 대통령령 단계에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실태조사 역시 단순 통계가 아니라 환자의 경제상태, 복지욕구, 사회참여, 삶의 질 등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실태조사 항목이 참고 사례로 제시됐다.
환자정책영향평가와 환자정책연구사업도 새로운 제도로 소개됐다. 박 교수는 환자정책이 환자의 보호와 권리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고, 관련 전문기관과 단체에 연구를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향후 환자 중심 정책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주최로 열리며, 이기일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는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기본법 시대, 환자단체의 역할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제할 예정이다.
패널토론에는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 김소윤 연세대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조민우 울산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정진향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이 참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