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中, 제약바이오 ‘전략산업’ 경쟁 격화”…AI·혁신신약 판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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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中, 제약바이오 ‘전략산업’ 경쟁 격화”…AI·혁신신약 판도 좌우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3.12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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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관세·약가정책, 유럽-공급망·바이오 제조 강화, 중국-혁신신약·AI 투자 확대
“한국, 혁신신약 투자·공급망 다변화 없으면 경쟁 격차 확대 가능성”
제약바이오협회 정책 보고서 ‘KPBMA FOCUS’

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전략 산업으로 재편되면서 각국의 정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비만·항암 등 혁신 치료제 시장 확대, 공급망 안정화 정책이 향후 산업 구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1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책 보고서 ‘KPBMA FOCUS’ 제35호에 실린 ‘2026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 시장은 최근 10년간 급격히 성장했으며 향후에도 안정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이 보고서는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 부연구위원, 문지영 중국팀 연구위원, 장영욱 북미유럽팀 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제약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조 달러에서 2024년 1조6700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2034년에는 연평균 6.2% 성장해 3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로 인한 만성질환 증가와 AI 기반 신약개발, 유전자치료 등 기술 발전이 시장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며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보고서의 핵심 분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1일 배포한 정책 보고서 ‘KPBMA FOCUS’ 제35호에 실린 ‘2026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보고서.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1일 배포한 정책 보고서 ‘KPBMA FOCUS’ 제35호에 실린 ‘2026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미국·유럽·중국을 중심으로’ 보고서.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미국, 관세·약가 정책 변수…비만 치료제 시장 급성장

미국은 세계 최대 제약시장으로 2024년 의약품 지출이 4871억 달러(약 666조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11.4% 성장했다. 2019~2024년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도 7.3%에 달한다.

시장 성장의 상당 부분은 일부 혁신 제품이 견인했다.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5억 달러 이상 지출 증가’ 제품이 31개였으며, 이 가운데 비만·당뇨 치료제인 GIP·GLP-1 계열 제품의 기여도가 29%에 달했다.

정책 환경도 산업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제약 분야에서는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 투자가 계획됐으며, 이는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관세 대응 전략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의약품 관세 정책과 함께 최혜국(MFN) 가격제 도입, 공공 의료보험 축소, 공공 연구개발 예산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제약시장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동시에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전망 측면에서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연구기관들은 소비자 접근성이 개선될 경우 미국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9년 600억 달러에서 최대 840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공급망 안정·바이오 제조 강화…‘바이오 규제 혁신’ 추진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제약시장으로 2024년 시장 규모는 약 4880억 달러로 글로벌 시장의 약 30%를 차지한다.

독일·프랑스·스위스 등 주요 국가에는 다국적 제약사가 집중돼 있으며 글로벌 연구개발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한다. 유럽 제약기업들은 약 95만 명을 고용하고 4400억 유로 규모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제약바이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EU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EU 생명공학법(Biotech Act) △핵심의약품연합(Critical Medicines Alliance) △핵심의약품법(Critical Medicines Act) 등이 있다.

이들 정책은 연구개발 촉진과 투자 확대, 임상시험 승인 절차 가속화, 공급망 안정화 등을 목표로 한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유럽 제약시장 매출은 2025년 이후 연평균 5.9% 성장해 2030년 6884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가 빠르게 성장하며 기존 저분자 의약품 중심 시장 구조를 변화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혁신신약·AI 기반 ‘급부상’…R&D 규모 세계 1위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의 제약시장으로 2024년 산업 매출은 약 2조9763억 위안(약 564조 원)에 달한다.

현재 중국 제약시장에서는 제네릭 의약품이 약 50% 비중을 차지하지만 혁신신약 개발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혁신신약은 연평균 8.53% 성장했다.

특히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총 210개의 혁신신약이 승인되면서 연구개발 역량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다.

연구개발 규모에서도 중국은 빠르게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2024년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신약 개발 프로젝트는 3575건으로 미국(2967건)을 넘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중국제조 2025 △혁신신약 전주기 지원 정책 △제약산업 디지털 전환 계획 등을 통해 혁신신약 개발과 AI 기반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제약산업은 ‘혁신’과 ‘국제화’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혁신신약·AI 투자 확대 시급”

보고서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최근 빠르게 성장했지만 미국·유럽·중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글로벌 제약사 대비 약 1% 수준에 불과하며, 혁신신약 개발 역량 역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또 원료의약품 공급망의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한국이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투자 확대 △AI 기반 신약개발 인프라 구축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 확대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연구 및 CDMO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기술 경쟁과 공급망 경쟁이 결합된 전략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도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글로벌 협력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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