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성인 2등급 성상세포종·희돌기교종 치료에 사용
IDH 변이 신경교종 환자를 위한 새로운 표적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됐다. 뇌종양 가운데 비교적 드물지만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신경교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IDH 변이 신경교종 치료에 사용하는 희귀의약품 ‘보라니고정(보라시데닙시트르산) 10mg·40mg’을 13일 수입품목으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보라니고정은 생검과 부분 절제 또는 완전 절제를 포함한 수술을 받은 이후, 체중 40kg 이상의 12세 이상 소아 및 성인 가운데 IDH1 또는 IDH2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2등급 성상세포종 또는 희돌기교종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신경교종은 뇌와 척수의 신경교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으로 전체 뇌종양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중 성상세포종과 희돌기교종은 비교적 진행 속도가 느린 저등급 종양으로 분류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신경교종 환자 가운데 일부에서는 IDH1 또는 IDH2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 IDH(Isocitrate Dehydrogenase, 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는 세포 에너지 대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로,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대사 경로가 변화하면서 발암성 대사물질인 2-HG(2-하이드록시글루타레이트)가 과도하게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대사물질은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하고 종양 미세환경을 변화시켜 암의 진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IDH 변이는 신경교종 발생과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분자적 특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라니고정은 이러한 변이된 IDH1과 IDH2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변이 효소의 활성을 차단해 발암성 대사물질인 2-HG의 생성을 감소시키고 종양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기존 신경교종 치료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화학요법 등이 중심이었지만 종양의 유전자 변이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제한적이었다. 이번 보라니고정 허가로 IDH 변이 양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밀의료 기반 치료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이번 허가를 통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신경교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제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경교종은 질환 특성상 재발 가능성이 높고 치료 과정이 길어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큰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중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의료계에서는 IDH 변이 여부에 따라 환자의 예후와 치료 전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허가된 보라니고정 역시 이러한 정밀의료 흐름 속에서 개발된 의약품으로, 환자의 유전자 특성에 맞춰 치료 전략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약처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혁신 치료제의 신속한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임상적 필요성이 높고 치료 대안이 부족한 질환을 중심으로 허가 심사 과정에서 규제과학 기반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허가를 통해 IDH 변이 양성 신경교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확인된 희귀·난치질환 치료제가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식약처는 희귀질환과 희귀암 치료제의 국내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뇌종양을 비롯해 혈액질환, 유전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희귀의약품 허가가 이어지면서 환자 치료 환경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