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시스템 구축 의무화·고시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비대면진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환자 거주지별 비대면진료권역을 지정해 고시하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수도권 집중과 비급여 의약품 처방 남용 등 문제를 해소하고,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안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의료법개정안을 11일 대표 발의했다.
이날 김윤 의원실에 따르면 현행 의료법은 컴퓨터와 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지 의료인 간 기술 지원만 규정하고 있어, 비대면진료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진료는 의료취약지 환자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다이어트약과 탈모약 등 비급여 의약품 처방 수단으로 악용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정안 제34조의2는 의료인이 컴퓨터·화상통신 등을 활용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지속적 관찰, 상담·교육, 진단·처방 등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단, 중증·희귀난치질환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 경우에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법안의 핵심인 비대면진료권역 지정·고시 조항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별 인구 분포와 의료 접근성을 고려해 권역을 정하고 고시해야 하며, 의료인은 소속 의료기관이 권역 내에 있는 경우에 한해 해당 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기존 동일 상병으로 대면 진료 기록이 있는 환자, 섬·벽지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 거주자, 교정시설 수용자 및 군인, 대리수령자에 의한 처방전 수령 환자, 선박 승선자, 제1·2급 감염병 환자는 권역 외에서도 진료가 가능하다.
의료인은 비대면진료 시 마약류, 오·남용 우려 의약품, 비급여 의약품을 처방할 수 없으며, 환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진료 한계와 협조 사항, 기타 안내 필요사항을 충분히 설명한 뒤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의료인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비대면진료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거나 대면 진료가 필요할 경우 진료를 거부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
법안은 의료인의 책임 범위도 명확히 했다. 비대면진료를 시행하는 의료인은 대면 진료와 동일한 책임을 지되, 환자가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통신 오류·장비 결함, 환자의 고의·중대한 과실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외된다. 중앙회는 질환별 전문학회의 의견을 참고해 표준지침을 마련하고, 위반 의료인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에게 행정처분 또는 행정지도를 요청할 수 있다.
개정안 제34조의3은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 구축·운영을 의무화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환자와 의료인 간 비대면진료 요청, 실시, 처방전 전달 등을 지원하는 전자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필요 시 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위탁기관은 정보 누출·변조·훼손 방지, 재위탁 금지, 제3자 제공 금지 등 보안 의무를 준수해야 하며, 의료인 및 의료기관은 필요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저장된 정보는 정당한 사유 없이 누출·변조·훼손해서는 안 된다.
법안은 또한 비대면진료 관련 고시를 위반하거나,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으며, 시행은 공포 후 1년 경과일부터 적용된다.
김 의원은 “비대면진료의 내용과 실시 요건, 비대면진료 시 의약품 처방에 대한 제한 및 비대면진료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전자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규정함으로써 비대면진료에 대해 제기되는 사회적 우려를 해소하고 비대면진료의 안전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국회에는 현재까지 총 3건의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런 가운데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DUR(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 확인 의무화, 초진 처방 제한, 환자 동의 의무 등 안전장치를 강화한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DUR 확인을 지키지 않거나 환자에게 설명·동의를 하지 않거나 처방 제한 명령을 위반할 경우 각각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