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생명 도구로 삼는 행태에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환자단체연, 14일 11시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1년 5개월 간 이어진 의료공백 사태로 피해를 입은 환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달려간다. 정부와 의료계 간 협의를 통해 의과대학생과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가 가시화됐지만 환자들의 불안과 우려는 여전하다.
사회적 합의가 빠진 '그들만의 리그'인데다가 지역의과대학 설립 등 새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과정에서 또다시 같은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의대정원 관련 의정갈등으로 의료공백 사태는 1년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아무 잘못 없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해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역시 의정갈등 해소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약 1만 명의 전공의가 집단사직에 참여했고,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과 같은 생명과 직결된 진료과 전공의조차 집단 사직하면서, 중증질환 및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과 응급환자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환자가족들은 울분을 삼키며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비윤리적·반인권적 행태를 우리나라 전 국민이 지난 1년 5개월 간 지켜봐 왔고, 이제는 국제사회에도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집단행동이 아닌 자발적 사직·휴학이라고 주장하며 1년 5개월간 의료현장과 교육현장을 떠났던 전공의·의대생에게 특혜성 조치를 포함한 복귀 방안을 사회적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준비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계속 나오고 있다.
또 새 정부의 전공의·의대생의 복귀 방안 준비 소식이 전해지자, 전공의·의대생·의사만 들어갈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먼저 복귀한 전공의·의대생을 대상으로 복귀하면 비윤리적 범죄행위까지 하겠다는 협박까지 나오는 비상식적이고 섬뜩한 상황'까지 보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대한의사협회,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공동으로 '의과대학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복귀 시점과 학사 일정 조정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연합회는 "새 정부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설립을 보건의료 관련 핵심 공약으로 발표해 당선됐다"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전 정부와 같이 의대정원 확대 관련 이슈로 또다시 의료계와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또다시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로 환자와 국민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환자와 환자가족은 이제 더는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사태를 겪고 싶지 않고, 다시는 겪지 않을 것이다. 환자의 생명을 도구로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반인권적이고, 비윤리적인 의료계의 행태에도 더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회는 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함께 수련의 대상인 환자의 안전과 인권 환경 개선도 강하게 요구할 것이며, 의료계의 과도한 사법리스크 주장의 사실(fact) 확인에 결정적인 근거가 될 정부의 「의료사고 사법리스크 현황 분석 및 함의」 연구결과를 계속해서 공개하지 않은 정부의 행태에 대해서도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회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속담처럼 이전 정부와 국회가 하지 않았기에 이제는 새 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것이다.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국민에게 힘을 빌릴 것"이라고 했다.
연합회는 이런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전하기 위해 14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다.
연합회는 "의정갈등과 의료공백의 피해 당사자인 환자들의 목소리를 환자단체들이 정부와 국회에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번 기자회견 준비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연합회에는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한국파킨슨희망연대 등 1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