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요건 재검토·진단 접근성 보완…고혈압·당뇨 장애인 맞춤 안내 추진
질병관리청이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의 부양의무자 소득·재산 기준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할 계획이다. 질환별로 다른 환자가구 지원 기준을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희귀질환 지정 기준은 정책연구를 통해 개선하고, 진단지원은 연중 상시 운영체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혈압·당뇨병 관리에서는 장애 유형에 맞춘 진료·복약 안내 서비스를 추진한다.
질병청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올해 국정감사 1·2일차 서면질의 답변에서 희귀질환자의 의료비 부담 완화와 진단·치료 접근성 개선, 취약계층 만성질환 관리 계획을 밝혔다.
산정특례 등록 48만8328명 중 별도 사업 대상은 2만268명
18일 관련 자료를 보면, 서미화·남인순 의원이 희귀질환 산정특례 등록자 중 의료비 지원을 받는 비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질병청은 지난해 기준 산정특례 등록자 48만8328명 가운데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자는 2만268명으로 약 4.1%라고 답했다.
이는 산정특례 등록자 전체를 지원하는 구조가 아니라, 일정한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하는 저소득층 건강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별도의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비 지원 대상 질환은 2022년 1147개에서 2023년 1189개, 2024년 1272개, 지난해 1338개, 올해 1413개로 확대했다. 일반 희귀질환 환자가구의 소득 기준은 지난해부터 기준 중위소득 140% 미만으로 완화했다.
다만 혈우병·고셔병·파브리병·뮤코다당증 등 4대 질환은 환자가구 기준 중위소득 160% 미만을 적용한다. 부양의무자가구 소득 기준도 일반 희귀질환은 기준 중위소득 200% 미만, 4대 질환은 240% 미만으로 차이가 있다.
질병청은 2001년 사업 도입 당시 고가 의약품 등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4대 질환의 의료비 부담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대 질환과 그 외의 희귀질환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소득·재산 기준을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할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내년 가용 재원 등을 고려해 일반 희귀질환의 소득·재산 기준을 4대 질환 수준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양의무자가구 소득·재산 기준 폐지는 3단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간병비·인공호흡기 등 지원 대상 희귀질환과 극희귀질환, 기타 염색체 이상질환부터 우선 폐지한다. 2028년에는 전체 희귀질환으로 확대하고, 2029년에는 기존 지원 대상인 중증난치질환 24개까지 포함해 단계적 폐지를 완료할 계획이다.
목록 중심 지원 개선 논의…유병인구 초과 질환은 별도 연계 검토
희귀질환 지정 기준도 재검토한다. 김윤 의원은 조사·연구와 진단기술·신약 개발, 진료비 부담 완화 중 하나라도 국가 지원 필요성이 인정되면 우선 희귀질환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질의했다.
질병청은 지정 기준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내년 정책연구용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계부처와 전문가 논의를 거쳐 지정 기준 전반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지정과 연계된 산정특례제도의 구조적 재검토는 보건복지부와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서영석 의원이 질환 목록 중심의 관리가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동일 질환 안에서 중증도와 치료 기간, 치료비 부담 등 환자별 특성을 고려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환자 중심 지원구조로 개편하려면 기존 지정 질환과의 형평성, 국가 지원제도 전반과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복지부·전문가 등과 개선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정 심의를 연 2회 이상으로 늘리거나 긴급 지정 절차를 마련하자는 요구에는 현행 절차를 설명하면서 간소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현재는 상시 신청을 받되 매년 2월 말까지 접수한 신청분을 해당 연도 심의에 반영하고, 전문가 자문과 유관기관 협의,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말 지정·공고한다.
유병인구 2만명을 초과해 지정되지 않은 질환은 중증난치 산정특례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복지부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은 올해 국가관리대상 희귀질환 지정 심의 대상에 포함돼 절차가 진행 중이며, 연말 공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진단검사 2713건 정부안 반영…지역·소득별 격차 점검
희귀질환 진단지원은 참여기관의 실제 검사 수요를 반영해 확대할 계획이다. 질병청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28억8800만원과 진단검사 2713건이 반영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연중 상시 진단지원체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단지원 규모는 2024년 410건에서 지난해 810건으로 늘었고, 올해 계획은 1150건이다. 참여 의료기관은 2023년 11곳에서 2024년 23곳, 지난해부터 34곳으로 확대됐다.
내년에는 올해 희귀질환 전문기관으로 신규 지정된 전남대병원이 진단지원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에는 전문기관 2곳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며, 진단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이 지정되면 두 사업을 신속히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소병훈 의원의 지역·소득별 진단 격차 개선 요구에는 진단지원 확대가 실제 격차 완화로 이어지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사업 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장애 정보 동의받아 수집…정기 진료·복약 지속 지원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에서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지속적인 치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미화 의원은 만성질환 예방관리사업과 인공지능(AI) 건강관리를 연계해 위험이 발견된 장애인·돌봄대상자가 비대면 진료 등으로 지속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질의했다.
질병청은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등록 환자를 대상으로 정기 진료와 의약품 복용을 위한 리콜·리마인드 안내 서비스를 제공해 중증화와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현행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에서는 장애 정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본인 동의를 받아 해당 정보를 수집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시각장애인에게 유선으로 안내하는 등 장애 유형별 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