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장관 “질병관리청과 개선 방안 논의”
고가 의약품을 쓸 형편이 안 돼 의료비 지출이 적은 환자가 오히려 희귀질환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희귀질환 지정 기준을 재검토하고 질병관리청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희귀질환 지정 여부를 판단할 때 의료비 부담과 다른 제도의 지원 여부를 따지는 현행 기준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희귀질환관리법의 목적이 의료비 지원에만 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 치료기관을 지정해 환자를 지원하고, 진단·치료 방법 개발과 의약품 생산·보급을 뒷받침하는 것도 법이 정한 목표라는 것이다.
그런데 질병관리청의 지정 기준은 진료비 부담이 적거나 산정특례 등 다른 제도로 의료비 지원을 받는 경우 희귀질환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마련돼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이 제시한 수치로는 2025년까지 희귀질환 지정 신청은 모두 610건이었다. 이 가운데 약 20%, 즉 5건 중 1건은 의료비와 관련된 제4호·제5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지정받지 못했다.
김 의원은 “희귀질환인데 의료비 부담이 적거나 산정특례 적용을 받으면 희귀질환으로 지정을 안 해준다”며 “이게 희귀질환관리법의 취지에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지원 필요성보다 지출액부터 따지는 기준
김 의원은 C3 사구체병과 IgA 신장병증 등을 의료비 부담이 적다는 이유로 희귀질환 지정에서 탈락한 사례로 제시했다.
고가 치료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의 사정도 짚었다. 항체를 이용한 신약이 있어도 비용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데, 실제 지출한 의료비가 적다는 이유로 희귀질환 지정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돈이 없어서 비급여로 약을 못 쓰는데 의료비가 적다고 희귀질환 지정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하라는 말씀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 기준에 ‘희귀질환에 대한 국가 지원 필요성’ 항목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정 장관은 “지정 기준은 조금 재검토가 돼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래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의료비 지원 사업부터 시작하다 보니 의료비 부담이 큰 질병을 우선적으로 검토”한 배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적해 주신 문제점에 대해서 질병관리청하고 그동안 검토를 진행해 왔던 사유가 있을 것 같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같이 검토하고 개선 방안에 대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