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장관 “수익성 등 영향”…취약지 지원엔 “예산·수가 가산 병행”
“자신들의 혜택은 마음껏 누리면서 자기들이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은 기피하는 겁니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의료 역할을 놓고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은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인정받는 병원들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기피하는 문제와 의료취약지의 운영난을 함께 짚으며 응급의료 체계를 새로 정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전국 상급종합병원 47곳 가운데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곳은 33곳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은 신청하지 않았으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영남대병원 등도 지정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어도 상급종합병원 같으면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운영돼야 하지 않느냐”며 병원들이 지정을 기피하는 이유를 물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병원마다 이유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수익성이나 응급의료에 대한 책임이나 이런 부분들이 작용할 것 같다”고 답했다.
흑자 규모 제시하며 공적 기능 이행 요구
이 의원은 만성적인 운영 적자와 전용 병상 운영에 따른 기회비용, 고정 투입비에 비해 낮은 수가, 배후 진료 의료진의 부담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경영상 부담과 별개로 상급종합병원이 받는 혜택에 걸맞은 공적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 병원으로서의 명색이라든지 높은 수가라든지 여러 가지 혜택도 아울러 있는 것”이라며 최소한의 책임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병원 수익도 근거로 들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설정 전 당기순이익이 삼성서울병원 432억원, 서울성모병원 119억원, 영남대병원 492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흑자를 내는 기관들이 적자 우려를 이유로 응급의료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병상 운영 요건을 묻는 과정에서는 장관의 현황 파악을 질타했다. 정 장관이 구체적인 수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자 이 의원은 입원 병상 30개와 중환자 병상 10개를 언급하며, 병원들이 지정을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50억원 안 주면 철수”…지역 현장으로 이어진 질의
질의는 경북 영천의 응급의료센터 운영 문제로 이어졌다. 이 의원은 영남대병원이 지난해 490억원 넘는 이익을 냈음에도 영천시에 “50억 주지 않으면 의료센터 운영 못 한다, 철수한다”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설정으로 대외적으로 적자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거론하며, 재단이 운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지역 병원을 없애려는 극 중 상황과 같은 일이 경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료취약지역 98개 지방자치단체의 의료기관에 투입되는 연간 국가 예산이 2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돈이 과연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응급의료기금 지원 규모가 약 200억원으로 기억한다고 답한 뒤 “그것뿐만 아니라 응급의료 수가에서도 가산해 주는 수가와 예산 지원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현행 지원으로는 지역 의료기관의 운영 부담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 수가가 적절하지 않고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의료취약지에서는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도시의 최고 병원들조차 응급의료 역할을 맡으려 하지 않는데, 환자 수가 적어 적자가 불가피한 취약지역 의료기관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실질적으로 응급의료 체계 시스템은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한다”며 개편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