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식약처 관리 공백 질타…종합감사 전 개선방안 보고 촉구
치료 목적으로 기증된 인체 피부 조직이 고가의 미용 시술에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인체조직의 공익적 활용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것으로, 제조사와 의료기관의 수익 구조를 조사하고 관계 부처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무세포동종진피(hADM)가 피부미용 목적의 ‘ECM 스킨부스터’로 유통·시술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사망자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피부 조직을 분말로 만든 제품이 강남 일대 피부과 등에서 1회 시술당 40만~80만원대 비급여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은 현행 인체조직법이 사회적·경제적 조건과 관계없이 인체조직을 공평하게 이식하도록 하고, 조직은행과 의료기관에는 기증·관리 등에 필요한 일정 경비 외에 영리 목적의 이윤을 남길 수 없도록 하는 ‘비영리 원칙’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규제 사례 제시…안전성 검증 절차 문제 삼아
박 의원실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피부 조직을 분말화하면 고유의 보호 기능을 상실하는 등 ‘최소 조작 기준’을 벗어난다고 판단해 이를 인체조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만 위생복리부도 지난해 5월 피부 분말 주사제가 동종사용 원칙에 어긋나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통·판매·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의원실은 국내에서는 법령 규정이 미비해 엄격한 임상시험이나 유효성·안전성 입증 절차 없이 관련 제품이 미용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조사의 수익 구조도 문제로 제기했다. 의원실은 증권사 보고서와 언론 보도를 근거로 리투오 등 주요 인체조직 스킨부스터 제품의 매출총이익률(GPM)이 70%에 달하고 관련 제조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인체조직법상 비영리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병·의원의 광고에 대해서도 조사와 단속을 요구했다. 의원실은 의료기관에 “피부에 피부를 더하다”, “기미·잡티 및 모공 개선” 등의 문구를 담은 입간판과 홍보물이 비치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광고 단속을 식약처 소관으로, 식약처는 의료기관 처분을 복지부 소관으로 돌리면서 관리 공백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공급가·시술가 원가 재산정도 주문
박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숭고한 인체 기증의 취지를 훼손하고, 이를 고소득층 미용사업으로 전락시킨 것은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며 주무 부처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질타했다.
이어 인체조직을 치료 목적 중심으로 분배·유통하는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식약처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불법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비영리 원칙을 위반한 업체와 의료기관에는 재무실사 수준의 감사와 처벌, 부당수익 환수 조치를 주문했다. 제조사 공급가와 의료기관 시술가의 객관적인 원가 재산정, 의료기관 내 불법·과대광고 전수조사와 단속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인체조직이 본래의 공익적 목적에서 벗어나 영리 추구의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안 된다”며 “보건복지부는 종합감사 전까지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관리·감독 강화 및 재발 방지 대책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