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에도 빈혈 지속되는 환자 추가 치료 접근성 요구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환자들이 중증 합병증이 발생한 뒤에야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급여기준을 바꿔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기존 치료를 받아도 빈혈과 수혈 부담이 계속되는 환자에게 추가 치료의 길을 열어 달라는 요구도 함께 내놨다.
한국PNH환우회와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22일 국회에서 치료 접근성 확대를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실과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실을 방문해 의견서와 5040명의 서명부를 전달했다.
“상태 악화 기다려야 하는 기준 바꿔야”
PNH는 적혈구가 지속적으로 파괴돼 빈혈과 피로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이다. 혈전증과 신부전, 폐고혈압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우회는 현행 급여기준상 혈전증, 신부전, 폐부전 등 중증 합병증이 발생한 이후에야 에쿨리주맙과 라불리주맙 등에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합병증으로 손상이 생긴 뒤 치료를 시작하면 완전히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환자의 상태와 치료 필요성에 맞춰 치료 시점을 결정할 수 있도록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주형 한국PNH환우회 회장은 “많은 환자들이 왜 치료제가 있는데도 더 아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며 “환자들이 더 악화된 사실을 증명해야만 치료 기회를 얻는 구조가 아니라 필요한 시점에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치료 후에도 남는 빈혈·수혈 부담
환우회는 이미 치료를 받는 환자 중에도 빈혈과 극심한 피로가 지속되고 반복적인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에게는 적혈구가 비장이나 간 등 혈관 밖에서 파괴되는 ‘혈관외용혈’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환우회에 따르면 이런 환자를 위해 기존 치료와 함께 사용하는 경구 치료제가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다. 환우회는 기존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증상과 수혈 부담을 고려해 추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의 대상 선정 방식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환우회는 기존 치료제가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치료를 받은 뒤에도 남는 증상과 환자 부담, 추가 치료의 개선 효과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현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기존 치료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치료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지 말고 환자가 겪는 증상과 남아 있는 치료 필요성을 함께 살펴봐 달라”며 “희귀질환 정책은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고 보호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