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임상 효과에도 경제성 평가와 행정 절차로 치료 지연”
폐고혈압 환자들이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신약 4종의 국내 도입과 건강보험 적용을 서둘러 달라는 국민동의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해외에서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됐거나 국내 허가를 받은 치료제도 경제성 평가와 행정 절차를 넘지 못해 환자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폐고혈압 신약 신속 도입 및 건강보험 적용 촉구에 관한 청원’이 공개됐다. 동의 기간은 이날부터 10월 21일까지다.
청원인은 소타터셉트, 에포프로스테놀, 타이바소, 아뎀파스 등 폐고혈압 치료제 4종을 신속 도입·등재 대상으로 제시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와 해외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됐음에도 경제성 평가와 행정적 장벽에 막혀 중증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잃고 있다”며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신속한 건강보험 등재와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타터셉트, 시범사업 대상 지정에도 등재 지연”
청원인은 먼저 소타터셉트가 액티빈 신호전달을 억제해 폐혈관 리모델링을 개선하는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임상연구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6분 보행거리를 늘리고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타터셉트가 2024년 12월 정부의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지정됐지만, 허가 후 300일이 넘도록 건강보험 등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점진적 비용효과비인 ICER 중심의 현행 경제성 평가가 신약의 혁신성과 환자 삶의 질 개선 효과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에포프로스테놀에 대해서는 1996년 연구에서 중증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보고된 폐혈관 확장 치료제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에서만 30년째 정식 허가와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중증·고위험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이바소 비급여…아뎀파스는 신청 후 2년 넘게 지연”
간질성폐질환 동반 폐고혈압 치료제 타이바소의 건강보험 적용도 요구했다.
청원인은 간질성폐질환 동반 폐고혈압의 평균 생존기간이 1~2년에 불과하며, 타이바소는 해당 적응증으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타이바소는 2024년 7월 식약처 신속심사를 거쳐 허가됐지만 두 차례 급여 등재 시도에서 모두 비급여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청원인은 국내 폐이식 대기 환자의 50%가 이식 전에 사망하고 있다며 높은 약값으로 인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만성혈전성폐전색 폐고혈압 치료제 아뎀파스도 신속한 급여 적용이 필요한 의약품으로 제시됐다.
청원인은 아뎀파스가 수술이 어렵거나 수술 후에도 폐고혈압이 남은 만성혈전성폐전색 폐고혈압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표적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초 보험급여 신청 후 2년이 넘도록 적용이 지연되고 있으며, 환자 수가 적고 대체하기 어려운 치료인데도 재정 심사와 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항암제는 허가부터 등재까지 평균 1년 10개월이 걸리는 반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평균 2년 11개월, 최장 3년 10개월이 소요된다고 한다”며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희귀·난치성 질환이라는 이유와 적은 환자 수를 근거로 생명의 가치가 뒤로 밀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보건당국에 폐고혈압 치료제의 신속한 도입과 건강보험 등재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