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전담약사 확대·PA 협업 법제화·전문의 수가 개선 필요
고령·다중이환·다약제 사용으로 복잡해진 입원진료에 대응하려면 입원의학전문의를 중심으로 진료지원간호사와 병동전담약사가 참여하는 팀 기반 진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정환 대한병원의학회 대외협력이사(인하대학교병원 입원의학과)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입원환자 다학제팀의료, 필수의료를 지키는 협력의 힘’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남인순 국회부의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김윤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병원약사회와 대한병원의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 이사는 “입원환자는 고령화와 다중이환으로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고, 사용하는 의약품이 늘면서 상호작용과 중복 처방, 투약 오류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입원 중 임상 상태가 빠르게 변하는 데다 외래와 다른 의료기관의 처방 이력이 통합되지 않아 진료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복잡한 환자를 수련 중인 전공의가 단독으로 진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병동에 상주하면서 환자의 상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독립적으로 진단·치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전문의 중심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의 혼자만으로는 불충분…전문성 통합해야”
이 이사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재원일수와 응급실 체류시간, 중환자실 입실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지만 전문의 단독 진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입원의학전문의가 진단과 치료 결정을 총괄하고, 진료지원간호사가 처치와 모니터링, 신속 대응을 맡으며, 병동전담약사가 약물조정과 복약관리, 상호작용 점검을 수행하는 협력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팀 기반 진료는 단순히 업무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한 환자를 향해 각 직역의 전문성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입원의학전문의가 환자의 임상 경과에 맞춰 다학제 정보를 모으고 진료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다약제 사용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약물조정’을 꼽았다. 입원 전 복용 의약품 목록을 파악한 뒤 금기 의약품과 상호작용, 중복 처방을 점검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춰 약물요법을 조정해 전동과 퇴원까지 일관되게 기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는 파킨슨병 입원환자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파킨슨병 환자는 정해진 시간에 의약품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도파민차단제와 같은 금기 의약품을 사용할 경우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그는 “파킨슨병 환자는 가정에서 복용하던 일정과 미세한 시간 차이가 생겨도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며 “약물 투여가 지연되거나 누락되면 운동불능 상태와 연하곤란, 흡인성 폐렴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의무기록 경고와 같은 시스템 지원에 다학제 협력을 결합하면 금기 의약품 처방 오류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주말·야간 약물 확인 공백도 지적
주말과 야간에 입원하는 환자의 복용 의약품을 확인하기 어려운 현장 문제도 제기했다. 이 이사는 “주말이나 야간에는 원내 약국과 처방 확인 체계가 제한적으로 운영돼 입원 전 복용 의약품을 파악하기가 더 어렵다”며 “전담 인력이 없으면 병동 간호인력이 초과 근무를 하거나 환자와 보호자에게 직접 물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제 확인이 특정 직역의 전문업무가 아니라 ‘누군가는 해야 할 일’로 처리되는 구조로는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입원의학전문의와 약사가 협력해 약물조정을 시행한 국내 무작위 전향연구도 소개했다. 6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30일 추적 기간 중 약물이상사례는 중재군에서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조군에서는 5건 발생했다. 약물조정 제안 41건 가운데 34건이 받아들여져 수용률은 83%였다.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병동에 병동전담약사를 배치하기 전후를 비교한 연구에서는 약사 중재 비율이 3.9%에서 22.1%로 높아졌다. 평균 재원기간은 9.6일에서 8.9일, 30일 이내 재입원율은 7.8%에서 4.8%로 각각 줄었다.
입원전담병동 환자 40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처방 변경을 완전히 문서화한 환자군의 퇴원 시 문서화 오류 발생률이 33.9%로, 부분 문서화군의 65.8%보다 낮았다.
“약사 배치 확대하고 입원전담전문의 수가 개선해야”
이 이사는 복잡해진 입원환자 진료에 대응하기 위해 입원의학전문의 중심의 다학제팀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입원의학전문의가 다학제 직역을 조율하는 핵심 축을 담당하고, 다약제 관리는 입원의학전문의와 병동전담약사가 함께 수행하는 약물조정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제도 개선 과제로는 병동전담약사 배치 확대와 진료지원간호사 협업체계 법제화, 입원전담전문의 확충 및 수가 개선을 제시했다.
이 이사는 “전문의 중심 진료에 진료지원간호사와 병동전담약사의 전문성을 결합해야 입원진료의 질과 안전을 완성할 수 있다”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서는 팀 기반 입원진료가 지속될 수 있는 인력과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