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숙 "범죄수익 끝까지 추적…공단 특사경법 조속 심사해야"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의료기관에 지급된 건강보험 재정 가운데 환수하지 못한 금액이 2조6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환수하기로 결정한 금액 중 실제 징수한 비율은 9% 수준에 그쳤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30일 기준 불법개설 의료기관 1822곳에 대한 누적 환수결정액은 2조9195억2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실제 징수액은 2632억7700만원으로 징수율은 9.02%에 불과했다. 미징수액은 2조6562억2500만원, 미징수율은 90.98%에 달했다.
연도별로도 환수율이 10%에 미치지 못한 사례가 반복됐다.
2015년에는 환수결정액 3007억2200만원 가운데 167억400만원을 징수해 징수율이 5.55%에 그쳤다. 2016년에는 환수결정액 3798억7700만원 중 238억9600만원을 거둬 징수율 6.29%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4415억3600만원 가운데 196억7000만원을 징수해 4.45%에 머물렀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징수율은 각각 9.25%, 7.91%에 그쳤다. 2023년에는 10.26%, 2024년에는 10.22%였다.
최근 들어 징수율이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미징수 비중은 80%를 웃돌았다. 2025년 환수결정액은 1192억8900만원, 징수액은 187억8500만원으로 징수율이 15.75%였다. 올해 상반기는 환수결정액 524억2400만원 가운데 84억2000만원을 징수해 16.06%를 기록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미징수액 규모는 요양병원이 가장 컸다.
요양병원 276곳에 대한 환수결정액은 1조2219억9500만원에 달했지만 실제 징수액은 859억3400만원으로 징수율이 7.03%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미징수액은 1조1360억6100만원, 미징수율은 92.97%였다.
약국도 환수 실적이 저조했다. 236곳에 대한 환수결정액 7056억7200만원 가운데 실제 징수액은 550억4400만원으로 7.80%에 그쳤다. 미징수액은 6506억2800만원, 미징수율은 92.20%였다.
병원은 95곳에서 2388억3900만원의 환수가 결정됐지만 징수액은 197억6200만원으로 8.27%였다. 의원은 688곳에서 4508억2800만원의 환수가 결정됐고 598억9100만원을 징수해 징수율 13.28%를 기록했다.
종합병원은 1곳에서 환수결정액 524억6700만원 가운데 16억8800만원만 징수돼 징수율이 3.22%로 집계됐다. 치과의원은 18.11%, 한방병원은 10.35%, 한방의원은 22.74%의 징수율을 각각 기록했다. 치과병원은 3곳에서 결정된 5억9800만원을 모두 징수했다.
불법개설기관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의 명의를 빌리거나 의료법인 등을 형식적으로 내세워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 등을 말한다.
전 의원 측은 수사와 행정처분, 환수결정이 장기간 이어지는 사이 실질 운영자가 재산을 빼돌리거나 법인을 폐업하면 실제 환수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진숙 의원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은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2조9천억원을 환수하겠다고 결정하고도 실제로 걷은 돈이 9%에 불과하다는 것은 현행 적발·환수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개설기관은 신속하게 적발하고,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수 있는 전문적인 수사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제가 24년 말에 대표발의한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 도입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만큼, 이제 국회가 조속히 심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또 "정부와 건보공단은 이미 특사경 수사단 출범을 위한 인력과 조직 준비에 들어갔다"면서 "2조6천억원이 넘는 건강보험 재정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두고 국회가 더 이상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 법안을 조속히 심사·통과시켜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를 지키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