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약값 5000만원…치료 멈추면 생명도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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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약값 5000만원…치료 멈추면 생명도 멈춥니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6.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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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포폐암 환자 딸의 눈물 호소…"임델트라 급여화·한시 지원 절실"
"석 달, 반년 기다릴 시간 없어…평범한 가정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

[현장=탈모보다 생명]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치료제가 눈앞에 있는데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환자와 가족에게 지옥보다 잔인합니다."

소세포폐암 환자의 딸이 정부를 향해 3차 치료제 임델트라주(성분명 탈라타맙)의 신속한 건강보험 적용과 급여화 전 한시적 지원 대책 마련을 눈물로 호소했다.

허지형 씨는 29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탈모 치료제 급여화 사회적 숙의 과정 추진에 대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는 반년조차 너무 긴 시간"이라며 "치료가 멈추면 생명도 멈춘다"고 말했다.

앞서 허 씨는 지난 5월 임델트라의 건강보험 적용을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했고, 5만2647명의 동의를 얻어 지난 6월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자동 회부됐다.

소세포암 환자 가족인 허지형 씨는 29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탈모 치료제 급여화 사회적 숙의 과정 추진에 대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는 반년조차 너무 긴 시간이다. 치료가 멈추면 생명도 멈춘다"며, 임델트라주(성분명 탈라타맙)를 신속히 급여화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세포암 환자 가족인 허지형 씨는 29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열린 '탈모 치료제 급여화 사회적 숙의 과정 추진에 대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는 반년조차 너무 긴 시간이다. 치료가 멈추면 생명도 멈춘다"며, 임델트라주(성분명 탈라타맙)를 신속히 급여화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사진=한국환자단체연합회]

"건강검진 이상 없던 아버지, 넉 달 만에 확장기 소세포폐암 진단"

허 씨는 "2024년 12월 건강검진 때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던 아버지가 지난해 4월 한 달간 지속된 기침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확장기 소세포폐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세포폐암은 제한기와 확장기 두 병기로만 구분되는데 확장기는 일반 암으로 치면 4기에 해당한다"며 "폐암의 10~15%를 차지하지만 매우 빠르게 자라고 전이되며 재발도 빈번한 악성도가 매우 높은 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장병기 환자의 5년 평균 생존율은 4%에 불과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도 생존기간 중앙값은 몇 개월밖에 되지 않는다"며 "수술은 불가능하고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만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지난해 4월 표준치료인 1차 항암치료를 시작했고 다행히 치료 반응을 보여 면역항암제 단독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허 씨는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다리가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저리다고 하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며 "처음에는 항암 부작용인 줄 알았지만 척수 신경까지 암이 전이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휠체어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며 "표준 항암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건강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큰 경제적 부담 속에서 치료를 이어갔지만 2차 치료 역시 4개월 만에 내성이 왔다"고 말했다.

"30년 만에 나온 3차 치료제…하지만 한 달 약값이 5000만원"

이후 가족에게 남은 선택지는 호스피스나 통증완화센터 입원, 또는 새롭게 등장한 임델트라 치료뿐이었다. 허 씨는 "지난 30년 동안 소세포폐암에는 사실상 3차 치료제가 없었다"며 "임델트라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가족에게는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그는 "이 약의 한 달 치료비가 5000만원"이라며 "정말 목숨값이 한 달에 5000만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허 씨는 환우 모임에서 임델트라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례를 접하면서 마지막 희망을 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죽음을 각오하고 입원했던 환자가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은 뒤 직접 걸어서 퇴원했고 지금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며 "물론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치료법이 거의 없는 저희 가족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허 씨는 임델트라가 미국 FDA의 가속승인을 받았고, 2024년 미국의 혁신 발명품으로 선정됐으며 미국종양임상학회에서도 후속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에서는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승인됐고 기존 치료보다 반응률이 2배 이상 높으며 생존기간 연장 효과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석 달간 약값만 1억5000만원…다음 주에도 2250만원 마련해야"

허 씨는 "일본은 지난해 12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년 치료비가 5억원 이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치료를 포기하려 하셨고 지금도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며 "우리 가족은 돈으로라도 아버지 생명을 붙잡을 수 있다면 하루라도 더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치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가족이 감당한 치료비도 공개했다. 허 씨는 "올해 4월 1일 첫 투약을 시작한 이후 6월 말까지 약값으로만 1억5000만원을 사용했다"며 "다음 주에도 약값으로만 2250만원 이상을 마련해야 하고 검사비와 입원비 등은 별도"라고 말했다.

이어 "평범한 가정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비용이어서 지난 5월 국민청원을 시작했고 5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참해 주셨다"고 밝혔다.

"반년 기다릴 시간 없다…급여 전 한시 지원이라도"

허 씨는 국민청원이 성립됐더라도 실제 건강보험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가장 안타까운 현실로 꼽았다.

그는 "의견수렴과 암질환심의위원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공단과 제약사의 약가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반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며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반년은 너무나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암은 무서운 속도로 자라고 있다"며 "눈앞에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치료제가 있는데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잔인하다"고 말했다.

허 씨는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서도 직접 호소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희귀질환 환자는 소수라는 이유로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목숨이 경각에 달린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께서도 희귀질환 환자들이 적절한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챙기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소세포폐암 환자들도 함께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허 씨는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환자의 치료 기회만큼은 무엇보다 신속하게 보장돼야 한다"며 "건강보험 적용 절차를 최대한 앞당겨 주시고, 정식 급여가 이뤄질 때까지 몇 달만이라도 환자들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시적인 지원 방안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며 "치료가 멈추면 생명도 멈춘다. 환자들의 생명을 지켜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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