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도 암으로부터 지켜야”…HPV 백신, 12세 남학생 국가접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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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도 암으로부터 지켜야”…HPV 백신, 12세 남학생 국가접종 시작
  • 권소희 기자
  • 승인 2026.05.21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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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교수 “여성 위한 백신 아닌 남성 본인 보호 위한 핵심 조치”
“9~13세 접종 시 면역반응 가장 높아…초등 졸업 전 반드시 챙겨야”

‘침묵의 조각가’ 혹은 ‘사일런트 바이러스’로 불리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그동안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며 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HPV 예방접종의 패러다임이 전면 전환된다. 올해 5월부터 국내 만 12세 남성 청소년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에 포함되면서, 마침내 남녀 모두를 아우르는 완전한 HPV 방어망이 구축될 전망이다.

한국MSD는 20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 미디어 세션을 개최하고,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가 연자로 참여해 남성 청소년 HPV NIP 도입이 갖는 의학적·사회적 의의를 공유했다.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가 20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남성 청소년 HPV NIP 도입이 갖는 의학적·사회적 의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세션은 한국MSD가 5월부터 국내 만 12세 남성 청소년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에 포함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동현 교수가 20일 서울 성암아트홀에서 남성 청소년 HPV NIP 도입이 갖는 의학적·사회적 의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번 세션은 한국MSD가 5월부터 국내 만 12세 남성 청소년도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대상에 포함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HPV 국가필수예방접종의 새 기준, 남녀 모두 접종’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사진=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

"여성만을 위한 백신 아니다"... 남성 감염률 급증, 본인 보호 위해 맞아야

HPV는 피부와 점막,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200개 이상의 유형이 존재하며, 이 중 약 40개 유형이 생식기 점막에 감염을 유발한다. 고위험군 유형은 암으로 발전하고, 저위험군은 생식기 사마귀(곤지름) 등을 일으킨다.

전 세계 남성 3명 중 1명이 감염되었을 정도로 흔하며, 성매개감염병(STI) 의심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 10명 중 6명(59%)에게서 HPV DNA 양성 반응이 확인될 만큼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바이러스다. 특히 성별에 관계없이 성접촉을 통해 전염되므로 개인의 성적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과 무관하게 누구나 노출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HPV 신고자 수는 2020년 10,945명에서 2024년 14,534명으로 32.8%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신고자는 117건에서 214건으로 무려 82.9% 급증했다. 실제로 HPV가 주원인인 생식기 사마귀의 경우, 2024년 기준 국내 남성 환자가 48,017명으로 여성 환자(9,600명)보다 약 5배나 많았다.

김동현 교수는 “남성이 백신을 맞는 것은 파트너인 여성을 배려하는 차원을 넘어, 항문암, 외음부암, 생식기 사마귀 등 남성 본인의 몸을 질환과 암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핵심적인 보호 조치”라고 강조했다.

2026년 도입된 ‘남녀 모두 접종’ 새 기준... 내 아이도 대상일까?

이번 NIP 확대로 2026년 기준 만 12세가 되는 2014년 출생 남성 청소년(초등학교 6학년)은 생일과 관계없이 전국 지정 의료기관에서 HPV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2026년 기준 남녀 HPV 국가예방접종 사업 대상. [사진=한국MSD]
2026년 기준 남녀 HPV 국가예방접종 사업 대상. [사진=한국MSD]

그동안 여성에게만 한정됐던 무료 접종 혜택이 남성에게 확대되면서, 미래 세대의 HPV 관련 암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전 세계 147개국(2024년 기준)이 이미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NIP를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표준에 발을 맞추게 됐다.

왜 '만 12세'인가?..."면역 반응 가장 활발할 때 2회로 끝내야"

질병관리청과 의학계가 권고하는 HPV 백신 접종의 최적 연령은 11~12세다. 연령 증가에 따라 감염률이 낮아지는 여성과 달리, 남성은 20대부터 40대까지 감염률이 40~50%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기 때문에 성접촉을 시작하기 전 청소년기에 미리 면역력을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의학적 이점도 크다. 면역 반응이 활발한 9~13세 사이에 HPV 백신을 접종할 경우, 단 2회 접종(첫 접종 후 6~12개월 간격)만으로도 성인기(16~26세)에 3회 접종한 것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면역원성(항체 형성 능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12세는 남자아이들의 2차 성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라며 “부모들은 초등학교 졸업 전에 필수 권장되는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6차, 일본뇌염(IJEV) 5차와 더불어 HPV 1·2차 예방접종을 반드시 함께 챙겨 질병의 고리를 끊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MSD 백신사업부 조재용 전무는 “그동안 남성 접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2011년생 남성 청소년의 접종률은 0.2% 수준에 불과했다”며 “이번 남아 국가예방접종 도입을 기점으로 남녀 모두 접종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남성 청소년 접종이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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