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출범…정부, 산업·규제 한꺼번에 손본다
상태바
바이오 정책 ‘총괄 컨트롤타워’ 출범…정부, 산업·규제 한꺼번에 손본다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4.16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희귀의약품 등재기간 단축·AI 의료기기 보상체계 개편도 예고
분산된 거버넌스 통합…클러스터 재편·규제개혁 병행 추진

정부가 바이오 정책을 총괄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출범시키고 산업 생태계 재편과 규제 개혁을 동시에 추진하는 대대적 정비에 착수했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던 정책 기능을 하나로 묶고 민간 참여를 확대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출범식과 제1차 회의를 열었다. 이번 위원회는 기존 ‘국가바이오위원회’와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통합한 조직으로, 바이오 정책 전반을 총괄·조정하는 단일 거버넌스다.

위원회는 단순 자문기구를 넘어 주요 정책과 사업을 심의·의결하는 권한까지 갖췄다. 정부는 이를 통해 그동안 부처별로 나뉘어 추진되던 정책의 중복과 비효율을 줄이고,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출범식과 제1차 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 24개 규제합리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국무총리실]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출범식과 제1차 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 24개 규제합리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사진=국무총리실]

정책 ‘컨트롤타워’로 격상…민관 44명 참여

위원회는 ‘초격차 기술로 실현하는 글로벌 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산·학·연·병·정 협력을 기반으로 연구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영은 소통·협력·조정의 이른바 ‘3C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 정부는 현장 수요를 상시 반영하고 민관 및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 정책 발굴과 이행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직 구성도 확대됐다.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고, 16개 부처 장관급 인사와 민간 전문가를 포함해 총 44명이 참여한다. 민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 학계, 병원, 데이터·AI 분야 전문가 등이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상반기 ‘대한민국 바이오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하반기에는 ‘K-뷰티 산업 발전 전략’과 ‘바이오 데이터 혁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바이오를 산업 전반의 성장 축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따로 놀던 클러스터 묶는다”…한국형 모델 구축

이날 회의에서는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구조 개편 방안도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정부는 현재 전국에 20여 개 클러스터가 운영 중이지만, 산·학·연·병이 집적된 완성형 생태계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연구·임상·생산 간 연계가 약하고,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복 투자와 행정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허브-거점-개별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 모델을 제시했다. 글로벌 수준의 허브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권역별 거점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개별 클러스터를 연결해 전국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또 연구장비와 시설, 데이터 등을 공유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간 격차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단계적으로 주요 거점을 연결한 뒤,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활용까지 확대해 민간 생태계까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미국 보스턴, 스위스 바젤 등 해외 사례를 들며 “산·학·연·병이 집적되고 기술·자본·인력이 순환하는 구조가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도 제조 역량과 연구개발 성과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클러스터 구조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규제 24개 과제 손본다…“시장 진입 속도 높인다”

정부는 이날 바이오헬스 분야 규제합리화 로드맵도 함께 발표했다. 로드맵은 혁신 친화적 규제 재설계, 신속 시장진입, 가치 기반 평가, 규제서비스 전환 등 4개 분야 24개 과제로 구성됐다. 현장에서 제기된 규제 애로를 중심으로 시급성과 파급력이 큰 과제부터 우선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희귀질환 의약품의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간소화해 현재 최대 240일 걸리던 기간을 100일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심평원의 급여 적정성 평가를 ‘임상적 유용성’ 중심으로 단순화해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AI 기반 의료기기와 디지털 의료기기에 대한 보상체계도 손질한다. 현재 AI 의료기기는 비급여 상한 규제로 인해 시장 확산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정부는 이를 개선해 건강보험 정식 등재 방안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오가노이드와 장기 칩 등 동물대체시험법 활용을 위한 평가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허가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개발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첨단재생의료 및 의약품 심의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의료기기 심사·인증 절차를 일원화해 제품 출시 기간을 줄이는 조치도 추진된다.

정부는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를 위해 환자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출범은 바이오 정책 추진체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범정부 역량을 결집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