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3월, 대학 캠퍼스마다 새 학기를 맞이하는 청년들의 활기찬 음성이 가득합니다.
평생을 소화기내과 진료실에서 간질환 환자들과 함께해 온 노의사(老醫師)로서, 이처럼 눈부신 시작을 마주하는 청춘들을 보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시기 환영회와 모임의 중심에 자리 잡은 우리 사회의 음주 문화가 혹여나 그들의 소중한 첫걸음에 짐이 되지는 않을지, 염려스러운 마음을 담아 조언을 건네고자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연간 음주량은 과거에 비해 점진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1970~80년대의 무분별한 폭음 문화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자신의 건강을 고려해 음주를 절제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고위험 음주 경험이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에서 특히 증가하였고, 여전히 알코올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막대합니다.
최근 학계에 보고된 데이터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GDP의 약 2.8%에 달하며, 이는 간 손상을 넘어 뇌와 신경계 질환, 노동 생산성 저하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큰 하중을 지우고 있습니다.
최근 주류 시장에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워 친숙함과 세련미를 강조하는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 전략은 자칫 술이 지닌 본연의 독성을 가리고, 음주를 하나의 ‘멋스러운 문화’로만 오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노의사로서 간곡히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화려한 광고나 스타의 이미지에 현혹되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건강을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술은 그 포장과 서사가 아무리 아름다울지라도, 우리 몸속의 간과 뇌에는 똑같은 알코올의 하중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제 막 성년이 된 청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욱 엄중합니다. 20대 초반은 뇌의 충동 통제 기전이 완성되어가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미디어나 광고를 통해 음주를 ‘선망하는 라이프스타일’로 수용하게 되면, 뇌의 보상체계가 알코올에 익숙해져 성인이 된 후에도 건강한 절제 습관을 갖기 어렵게 만듭니다.
인격과 신체가 온전히 성숙하기 전의 무분별한 음주 노출은 평생의 간 건강을 좌우하는 기초를 흔드는 위험한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의 활발한 소비 마케팅 환경을 모두 부정할 수는 없겠으나, 수십 년간 환자들을 진료해 온 의사 입장에서 볼 때 미디어를 통한 음주 미화가 청년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현상은 경계해야 마땅합니다.
술은 누구의 이름을 내걸었든, 과도할 경우 신체와 정신을 해치는 독성 물질임을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미디어 노출이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직시하고, 보다 세심한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
새 학기의 설렘이 가득한 3월입니다.
이번 봄에는 술잔 대신 서로의 꿈을 격려하는 대화로 만남의 자리를 채우며, 아래와 같은 건강한 습관으로 빛나는 청춘을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