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가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추진과 관련해 “일시 보류에 그치지 말고 사회적 논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무상의료운동본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등은 24일 공동 논평을 통해 정부가 추진해 온 약가제도 개선안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이 3월로 미뤄진 데 대해 “당연한 결정”이라면서도 “단순한 보류로 위기를 넘기려 한다면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논평에 따르면 정부 개편안에는 희귀·중증질환 신약의 선등재 후평가(신속 급여) 도입, 비용효과성 평가(ICER) 임계값 상향, 약가유연계약제(이중가격제) 확대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다국적 제약업계 요구를 반영한 내용이라고 단체들은 주장했다.
단체들은 매년 수십조 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는 의약품 구매 체계 개편과 관련해 정부가 재정 영향 분석과 환자 안전 관리 방안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등재 후평가 제도는 신속 등재만 강조할 뿐 임상 효과와 가격 적정성을 검증할 장치가 부족해 고가 약제 남용과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약가유연계약제 확대는 건강보험 운영의 투명성을 훼손할 수 있으며, 고가 신약 우대 정책은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네릭 정책 역시 가격 인하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사용량 관리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정부에 약가제도 개편안의 세부 내용과 건강보험 재정 추계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사회와 가입자 단체가 참여하는 공개 공청회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국민 건강권과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