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퍼제타에 조기 유방암 환자들 치료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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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퍼제타에 조기 유방암 환자들 치료 중단 위기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6.02.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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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항암 마쳐도 ‘비급여 벽’ 앞에서 멈춘 치료
“약 끊으면 재발 위험 커진다는데”

환우단체 “완치 기회, 비용 때문에 포기해선 안 돼”

“치료는 끝나지 않았는데, 비용이 앞을 막았다.”

“선생님은 약을 끊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진다고 계속 맞아야 한다고 하시는데, 실제 치료 비용을 감당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HER2 양성 3기 조기 유방암 환자인 A씨는 수술과 선행항암치료를 모두 마친 뒤 재발 방지를 위해 표적치료제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을 이어오다 치료 중단을 고민하게 됐다. 국가 암검진으로 암을 발견해 치료를 시작했고,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완치를 목표로 치료를 성실히 이어왔지만, 실손보험 면책기간이 끝나면서 남은 치료 비용 약 1200만 원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국유방암총연합회는 지난달 28일 환자 서명서와 공식 의견서를 우편을 통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사진=한국유방암총연합회] 
한국유방암총연합회는 지난달 28일 환자 서명서와 공식 의견서를 우편을 통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했다. [사진=한국유방암총연합회] 

의료진은 치료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지만,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앞에서 A씨는 치료와 생계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았다. A씨의 사연은 지난해 12월 21일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게시판에 게시되며 환자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당 게시글은 단기간에 조회수 1800건 이상을 기록했고, 1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암보다 더 무섭다”, “가족에게 짐이 될까 봐 치료를 멈췄다”는 댓글이 이어지며,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의 비급여로 인해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현실이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완치 목표 치료에도 ‘급여 공백’…수술 후 보조요법만 제외

조기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은 완치를 목표로 수술 전·후 약 1년에 걸친 표적치료를 권고받는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퍼제타의 수술 후 보조요법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환자들은 수천만 원에 이르는 치료비를 개인이 전액 부담해야 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퍼제타는 국제 진료지침에서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표준 치료로 권고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수술 후 보조요법에 한해 8년째 비급여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동일한 질환과 위험도를 가진 환자임에도 치료 단계에 따라 급여 여부가 달라지면서 치료 접근성에 큰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환자단체의 지적이다.

환우단체 “더는 개인 문제로 방치할 수 없어”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는 2일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의 장기적인 비급여로 조기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 중단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연합회는 급여 재평가와 조속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공식 입장을 내고, 전국 유방암 환자 1700여 명의 서명서를 지난 1월 28일 보건당국에 제출했다.

연합회는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이 재발 위험이 높은 조기 유방암 환자에게 완치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치료 단계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 제도 아래에서는 임상적 효과가 입증된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 보조요법이라는 이유만으로 비급여에 묶여 환자들이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이어진 급여화 요구…“부담은 더 커졌다”

연합회는 퍼제타가 조기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된 2018년 이후 수술 후 보조요법의 급여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비급여로 인해 치료 접근성이 제한되는 현실 속에서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환자지원 프로그램 안내, 급여 필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 교육과 간담회 개최, 공식 민원 제기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그럼에도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은 여전히 비급여 상태에 머물러 있고, 환자들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은 오히려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한국유방암총연합회가 환자들로부터 받은 퍼제타 급여 촉구 서명서. [사진=한국유방암총연합회] 
한국유방암총연합회가 환자들로부터 받은 퍼제타 급여 촉구 서명서. [사진=한국유방암총연합회] 

1700명 서명으로 공식 요구…“치료받을 권리 요구”

이에 연합회는 지난해 12월 29일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 급여화를 촉구하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고, 올해 1월 5일부터는 전국 지부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약 20일 동안 진행된 서명운동을 통해 모인 1700여 명의 환자 서명서는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의 급여 재평가와 조속한 급여 적용을 요청하는 공식 의견서와 함께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에 제출됐다. 연합회는 이번 서명운동이 단순한 민원이나 청원이 아니라, 환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치료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공식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선택 아닌 필수 치료…급여 검토에 현실 반영해야”

연합회는 공식 요구 사항으로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에 대한 급여 재평가의 즉각 시행 ▲과도한 비급여 부담으로 인한 치료 중단과 의료 격차 해소 ▲급여 검토 과정에서 실제 환자들의 치료 현실과 절박함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제시했다.

연합회는 “퍼제타 수술 후 보조요법은 일부 환자에게 선택 가능한 치료가 아니라 재발을 막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치료 기회”라며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환자들의 절박한 상황이 급여 검토 과정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단 한 명의 환자라도 비용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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