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비만 치료제,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새 경쟁구도 개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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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비만 치료제,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새 경쟁구도 개편 예고
  • 권소희 기자
  • 승인 2026.01.0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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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 같은 성분 안전성 검증된 제품으로 승부수
릴리, '새로운 성분 새 플랫폼'으로 기술력 과시

주사제 중심으로 성장해온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모두 GLP-1 계열을 앞세워 시장을 이끌어온 대표 주자지만, 경구 치료제에서는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했다.

노보노디스크가 검증된 펩타이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경구 제형으로 확장하는 데 주력하는 반면, 릴리는 소분자 기반의 오프로글리프론을 통해 플랫폼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경구 GLP-1을 둘러싼 양사의 선택이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사진=한국노보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사진=한국노보노디스크, 일라이 릴리]

노보, ‘검증된 성분’으로 경구 시장 선점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의 경구 비만 치료제는 주사형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 당뇨병과 비만, 간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축적된 성분을 알약 형태로 확장한 것이다.

임상 3상 결과, 해당 경구 치료제는 약 68주 투여 기준 평균 체중 감량률이 약 16%대로, 현재까지 공개된 경구 비만 치료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가운데 릴리가 개발 중인 오프로글리프론 역시 15% 안팎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하며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어, 경구 GLP-1 시장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효과 측면에서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주사제를 주 1회 투여하는 방식과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제 중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단일 성분 기반인 만큼 체내 작용 기전과 안전성 프로파일이 이미 충분히 검증돼 있다는 점은 노보의 강점으로 꼽힌다.

릴리는 ‘다른 길’…새 플랫폼으로 대응

릴리는 경구제에서도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택했다. 릴리가 개발 중인 오프로글리프론은 주사제와 동일 성분을 경구로 옮긴 것이 아니라,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이다.

기존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와는 구조와 작용 방식이 다른 계열로 분류된다.

릴리는 듀얼 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를 통해 주사형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경구 치료제에서는 단일 GLP-1 작용제인 오프로글리프론이라는 전혀 다른 접근을 택했다. 기존 효과 경쟁과 달리, 제형 단순성과 복약 편의성을 앞세운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개발·허가 단계에서도 확인된다. 오프로글리프론은 현재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허가 심사 단계에 있으며, 릴리는 승인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이르면 1분기 내 최종 승인과 함께 미국 시장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오프로글리프론은 기존 치료제와 성분이 다른 만큼, 효과뿐 아니라 안전성에 대해서도 별도의 검증 경로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노보의 경구 전략과는 성격이 다르다.

업계에서는 노보의 전략을 “검증된 성분의 확장”, 릴리의 전략을 “차세대 기술 플랫폼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구분하는 시각이 많다.

‘누가 앞서나’보다 ‘어디서 강한가’

업계에서는 비만 치료제 경쟁이 단일 승자를 가리기보다는, 치료 방식별로 강점이 나뉘는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주사형 시장에서는 릴리가 효과 중심의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경구제 영역에서는 노보노디스크가 상용화 속도와 임상 데이터 측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만 치료제 경쟁을 “단일 승자를 가리기보다는, 치료 방식별로 우위가 나뉘는 구조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효과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투여 편의성과 장기 복용 가능성, 안전성 축적 여부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 역시 변수다. 경구 비만 치료제가 실제 처방 현장에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급여 적용 여부와 접근성 문제가 관건으로 꼽힌다. 효과와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제도적 환경이 시장 구도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이제 ‘누가 더 많이 감량하느냐’의 경쟁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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