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사법리스크·응급실 뺑뺑이 개선법 주력…"공공의대, 지역 개념 탈피해야"
부자감세 철회 등 건보 일반회계 확대 기대 "상급병원·포괄2차 예산 재배정 필요"
혁신성 없는 제약바이오업체 혜택 없어…"의료계, 무조건 반대 아닌 대안 제시해야"
여당이 공공의대 신설을 필두로 보건의료체계 새판짜기에 필요한 쟁점 법안의 상반기 국회 통과를 목표로 설정해 의료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필수지역의료 강화와 의료혁신 등에 필요한 재정 확보를 놓고 국회와 재정 당국의 한판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보건의료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뉴스더보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 공공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 제정법을 비롯해 환자기본법, 응급의료법 등 주요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더불어민주당 26년차 당직자로 자타공인 보건의료 정책과 법안 분야 전략통이자 기획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오는 6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정책실장(1급)으로 승진해 보건의료를 포함한 국가 정책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여당 전문위원 수장으로 등극한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과 인터뷰는 지난달 24일 국회 의원회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전문위원 회의실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합리적 성격으로 직설적 화법을 즐기는 조 수석전문위원은 기자의 질문에 신중하면서 소신과 경륜을 반영한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갔다.
■지역의사제 규모와 배치기준 논의…의료혁신위원회 안건별 제도개선과 입법 ‘뒷받침’
그는 "새해 공공의료사관학교 설립 제정법이 주요 법안으로 논의될 것 같다. 동시에 지역의사제 도입에 필요한 규모와 배치 기준도 만들어질 것이다. 의료혁신위원회에서 다양한 의제가 나올 것이고 제도개선과 입법이 필요한 부분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환자기본법 등 환자단체가 요구하는 법안과 의료인 사법리스크 완화와 응급실 뺑뺑이 문제 해소를 위한 법안과 함께 응급의료법 개정안도 보건복지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보건의료 쟁점 법안의 올해 상반기 국회 본회의 통과라는 목표를 설정한 상태이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지역의사제 도입은 의료인력 추계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 내용이 정리되면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이 구체화 될 것"이라며 "비대면진료 제도화는 오랜 논쟁을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의료인과 환자들이 상호 신뢰하며, 편의성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서비스 제공 체계가 명확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법과 간호법은 하위법령이 정리되고 현장에 적용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개정법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의료계 관심은 공공의대 신설이다.
공공의대 제정법에 대한 반감이 의료계 내부에서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 시각은 달랐다.
"의료인력 추계위원회 논의 결과를 토대로 의과대학 증원 규모와 연동이 불가피하다. 공공의대 신설 구체적 설계가 필요하다. 상반기 중 법안 논의를 정리한다는 데 당의 방침"이라며 "의료계와 협의는 필요하다. 당정 논의와 별도로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공공의대, 공공의료 의사 양성이 핵심 “교육과 실습, 수련교육 결합 최선 방안 도출”
공공의대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어느 지역에 신설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의외 답변을 했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공공의대 신설을 지역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의학교육과 수련교육을 연동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련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의료 의사 양성이 핵심이지, 특정 지역이 아니다. 의료계는 반대만 할 뿐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의대생 교육과 실습 그리고 전공의 수련 등을 결합한 최선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속단하기 이르지만 지방과 수도권 모두 공공의대 신설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 2년차 보건의료 격변기 속에서 중요한 것은 관련 법안을 뒷받침할 예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심하는 부분이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건강보험 재정 기반 확충과 지출 조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실물경제 성장과 부자 감세 철회 등 세수 기반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당 차원에서 일반회계를 통한 예산 추가 확보를 재정 당국에 주문할 예정이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예산과 포괄 2차 병원이 안정기에 들어선 만큼 지원 재원 재배정을 복지부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약 바이오 분야도 더불어민주당이 중시하는 보건의료 한 축이다.
조 수석전문위원은 "제약 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해 혁신적 생태계 조성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약가 개선 방안을 놓고 제약바이오업계의 불만이 지속되는 것으로 안다. 분명한 것은 연구개발과 필수의약품 등 혁신성에 집중 투자한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제네릭 약가만으로 제약업체를 운영하던 시대는 지났다. 의약품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의약품 혁신성을 위해 노력하는 업체에게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아무런 노력도 없이 약가에 의존하는 업체는 혜택이 없다"고 단언했다.
보건의료 분야 당정청(여당, 복지부, 청와대) 관계는 원만할까.
그는 "주기적으로 당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현안과 국정과제 관련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는 공약 단계부터 이미 당내 공감대와 협의가 잘 이뤄져 집권 이후 복지부와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통해 정책 공감대를 만들어왔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잘 정리된 만큼 이행계획에 따른 정책 추진이 순조로운 상황이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보건복지비서관 등과 긴밀히 소통하며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당 입장에서 불편한 질문인 복지부 간부진 인사에는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보건의료 분야 당정청 긴밀 협의 “복지부, 비고시 공무원들 사기진작 인사 필요”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복지부 실장과 국장 인사를 보면 장관과 차관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 국정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를 인선한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 고위 공무원 인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여당과 상의해서도, 관여해서도 안 된다. 여당의 원칙은 분명하다. 전 정부에서 주요 정책을 담당했어도 능력이 있다면 써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70% 이상을 차지하는 비고시 공무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인사이다. 능력 있는 비고시 공무원을 발굴 육성해 국장, 과장에 과감하게 배치할 필요가 있다"며 고시 중심 인사 관행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 분야 '책사'로 통한다. 보건의료단체 역시 그와 만남을 통해 민감한 법안과 정책 보완과 개선을 여당에게 전달한다.
오랜 기간 수많은 보건의료단체 임원과 공식, 비공식 만남을 이어온 그가 새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의사협회를 비롯한 많은 의료단체 성명서와 의견을 보면 정부 정책을 반대만 하고 있다. 회원들 선출로 임명된 단체 회장과 임원진 입장은 이해하나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무조건 반대만 한다면 국민들 지지와 동의를 받기 어렵다. 회원들 눈치를 보며 끌려가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대응 전략이 안타깝다. 저부터 의료계와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의료계 역시 협의 가능한 대안을 들고 와야 국회와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