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기본법·의료대란 피해보상 특별법·필수의료 공백 방지 의료법 즉각 처리해야”
어제(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지역 필수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일명 지역의사법안과 비대면 진료의 근거를 마련한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의료계 반발로 입법이 지연됐던 해당 법안들은 1년 7개월간의 의정갈등과 의료공백을 거치며 결국 처리됐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이들 법안의 통과를 환영하면서도, 정작 의료공백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환자를 위한 법안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는 이날 의사·치과의사가 마약류 의약품 처방·조제 시 의약품정보를 DUR 시스템으로 확인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희귀·난치 질환 치료제 수입 시 관세·부가세를 면제할 수 있는 ‘관세법’ 개정안, 전공의 연속 수련시간 24시간 이내 제한 등을 규정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법,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시 처벌을 강화한 응급의료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일련의 법안들은 모두 의료계 요구 사항이 반영된 입법 조치였다.
그러나 연합회는 “의정갈등의 최대 피해자인 ‘환자’를 위한 법안은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법안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환자 피해 구제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은 ‘함흥차사’라는 비판이다.
특히 지난 7월 22일부터 환자단체연합회와 소속 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오고 있으며, 3일 현재 91일째다. 이들은 국회에 계류 중인 ‘환자보호 3법’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환자보호 3법’은 남인순 의원 대표발의 환자기본법안, 박주민 의원 대표발의 의료대란 피해보상 특별법안, 이수진 의원 대표발의 필수의료 공백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 등이다.
연합회는 “환자기본법은 환자의 투병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기본법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3일 발의된 후 1년째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의대정원 정책은 표류했고, 전공의와 의대생은 복귀했지만 의료공백으로 피해를 본 환자들을 위한 입법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입법 부작위이며 형평성 상실”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가 환자 중심이 아닌 의사 중심이라는 현실을 환자들이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환자기본법 제정은 환자를 ‘대상’이 아닌 ‘주체’로 세우는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필수의료 분야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발생하는 의료공백을 금지하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분야는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국회는 의료계와의 관계를 고려한 입법에만 속도를 낼 것이 아니라, 고통받고 피해를 입은 환자들을 위한 ‘환자보호 3법’ 처리에 즉각 나서야 한다”며 “이를 외면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밝혔다. 정부에도 “입법 과정에 협조하고 환자 중심 의료환경 조성에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입장 발표에는 한국백혈병혈액암환우회, 한국GIST환우회, 한국신장암환우회, 암시민연대,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한국건선협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한국신경내분비종양환우회, 한국PROS환자단체, 한국파킨슨희망연대 등 10개 환자단체가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