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원칙 훼손하는 이중약가제…복지부는 확대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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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원칙 훼손하는 이중약가제…복지부는 확대 중단하라”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5.11.2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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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비밀주의가 환자 접근성 높인다는 주장 ‘의문’…국제 흐름과 역행
국민 건강보험료는 ‘공적 신뢰’…투명성과 합리성 원칙 지켜야
의료민영화 저지·무상의료운동본부 성명통해 비판

이중약가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약가정책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보건의료시민단체와 시민사회 40여 개 단체가 참여한 ‘의료민영화 저지 및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신약 접근성을 명분으로 약가유연계약제와 이중약가제도 도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제약사 이익을 위한 정책이며 건강보험의 공적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중약가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 약가와 실제 거래 약가를 구분해 비공개 계약을 허용하는 제도"라면서 “이 제도가 암환자와 희귀질환자의 신속한 약 접근을 명분으로 도입되었지만, 실제 접근성 개선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국제적으로 약가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흐름이 분명한 상황에서 한국만이 오히려 국민의 약가 정보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며, WHO의 약가정보 공개 결의 및 유럽 국가의 공동가격협상 이니셔티브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신뢰 자산이며 이를 관리하는 건강보험공단과 정부는 국민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며, “대리인의 덕목은 성실성과 투명성인데, 지금 복지부는 이 공적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단체는 보건복지부가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고할 예정인 이중약가제 확대 안건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건강보험의 주인은 제약사가 아니라 국민이다.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저버리는 개악안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에는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참여연대 등 보건의료·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폭넓게 참여하고 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건강보험 원칙을 무너뜨리는 약가 비밀주의 확대를 즉각 중단하라.

이중약가 확대로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없다

선량한 대리인의 의무를 다하려면, ‘투명성’원칙을 지켜야

 
이재명 정부는 약가유연계약제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신약 접근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현실은 국내 개발 신약의 수출 지원 정책이다. 보건복지부는 겉 표지 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을 이중화시키는 이중약가제도를 확대하며 건강보험 원칙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

의약품 약가제도는 원칙상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환자 접근성이라는 실질적 이익을 위해 광범위한 비밀 약가제를 운영해 왔다. 환급 조건을 담은 위험 분담제 도입 이후, 비교 약제가 없는 신약의 대부분이 이중약가제 적용을 받았다. 암 환자와 희귀질환자들에게 빠르게 의약품을 제공하기 위해 비밀스러운 약가 계약을 운영한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로 환자들의 실질적 접근성 개선을 달성했는지 검증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제약사의 이익을 위해 제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제 예외가 원칙을 잠식하려 한다.

이중약가제 확대가 환자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주장은 거짓일 확률이 높다. 국가들이 가격 정보를 숨기면 제약사는 정보의 비대칭을 악용해 각국에 더 비싼 가격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밀 가격’은 신약의 고가화를 부추기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와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진정 환자를 위한다면 제약사의 가격 횡포를 견제할 투명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총회를 열어 약가 정보의 공적 공유를 결의하였고, 유럽 각국은 ‘오슬로 이니셔티브’, ‘베네룩사 이니셔티브’, ‘발레타 선언’등을 통해 주변국과 연대하며 제약사의 비밀주의에 맞서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국제적 흐름을 거스르며 국민들에게 약값을 알 권리마저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아플 때 돈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보편적 의료보장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정부는 이 소중한 재원을 관리하는 ‘대리인’에 불과하다. 대리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투명성과 성실함이다. 국민이 낸 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감시하고,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매해 재정 건전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복지부는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고될 이중약가제 확대 안건을 철회하라. 제약사 특혜 행정을 멈추고 건강보험의 주인인 국민을 위한 원칙적 약가 정책을 마련하라. 제약사의 이익을 위해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내팽개치는 개악안을 멈춰라.

 2025년 11월 25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권실현을위한행동하는간호사회·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건강세상네트워크·대전시립병원설립운동본부·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본부·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전국농민회총연맹·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여성연대·빈민해방실천연대(민노련,전철연)·전국빈민연합(전노련,빈철련)·노점노동연대·참여연대·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애인배움터너른마당·일산병원노동조합·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행동하는의사회·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전국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전국정보경제서비스노동조합연맹·건강정책참여연구소·민중과함께하는한의계진료모임길벗·전국보건교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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