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저출생 해법의 빈칸, 치료제의 공급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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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저출생 해법의 빈칸, 치료제의 공급 문제
  • 문윤희 기자
  • 승인 2025.09.18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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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국가적 과제로 삼고 난임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건강보험 급여 확대, 난임부부 지원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정작 필요한 약을 제때 못 쓰는 경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난포자극호르몬(FSH) 제품의 3분의 1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었고, 올해도 일부 품목은 품절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난임 치료는 일정한 주기에 맞춰 투약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단 하루라도 공급이 흔들리면 임신 과정이 무산된다. 임신 진행 과정에 있는 부부들에게는 또 한 번의 좌절이고, 심리적 상처가 남는다. 경제적 부담과 시간투자는 두 말할 것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일시적 차질이 아니라 구조적인 불안정이라는 점이다. 생물학적 제제인 호르몬 약물은 제조공정이 까다롭고 생산 확대가 쉽지 않다.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는데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와중에 공급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수입량을 늘려 치료 공백을 최소화한 기업이 약가 인하라는 ‘채찍’을 받게 되는 모순도 발생하고 있다. 일시적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약가 연동제’가 기계적으로 적용된 탓이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공급 확대에 나설 유인을 약화시킬 수 있다. “공급을 늘려도 결국 약가 인하로 돌아온다”는 인식이 굳어진다면, 안정적 치료 환경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의지가 약가 정책과 충돌하는 지점이다.

난임 치료는 단순히 출산율 통계의 문제가 아니다. 환자 부부에게는 인생의 기회이자 절박한 치료다. 공급 안정성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코로나19 시기처럼 일시적 사용량 증가에 대한 보정 장치, 유일 대체약제 품절 시 일회성 환급 적용 등 유연한 제도 운영이 필요하다.

출산율 반등을 위해 난임 지원 확대를 말하는 것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지원’이라는 말이 공허하지 않으려면 치료 현장에서 필요한 약이 언제나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환경부터 갖춰야 한다. 저출생 해법의 빈칸이 치료제 공급 문제로 고착화되지 않게 정부의 용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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