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을 위반한 담합약제의 보험약가를 인하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입법안에 대해 정부와 보험당국은 찬성 입장을 보인 반면, 의사단체는 의약품 수급불안정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사실은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강보험법개정안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지민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18일 보고서를 보면, 서 의원 개정안은 보험약가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담합한 약제에 대해 약가를 인하하도록 하되, 이런 사유로 감액된 이력이 있는 약제와 투여경로·성분·함량·제형이 동일한 약제가 등재될 경우 해당 약제보다 높은 약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다.
복제약 출시를 지연시키기 위한 이른바 '역지불합의'로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받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오리지널사)과 동아제약(제네릭사) 간 '불공정 스캔들' 재발 방지 입법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제약사들의 부당한 담합행위로 복제약이 출시되지 않아 높은 가격이 유지된 공정거래법 위반 약제에 대해 상한금액 감액이 가능하도록 제재근거를 마련하는 개정안 취지에 공감한다"고 찬성입장을 제시했다.
복지부는 "다만, 부당한 공동행위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해당 약제에 대한 요양급여도 정지할 수 있도록 현행법 제41조의2제3항도 함께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담합행위와 관련 없는 복제약 등재 시 상한금액 감액의 예외를 규정한 것에 대해서는 감액 처분 이후 등재 의사결정까지는 충분한 기간이 있고, 리베이트 금지 규정 위반 약제의 경우 추후 등재되는 동일 약제의 경우 감액된 오리지널 약가를 기준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산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후발 제네릭 약가를 더 높게 인정하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제약사 간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 등 위법행위로 복제약의 생산‧출시를 막는 역지불합의를 근절함으로써 약가 인하를 통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건강보험재정의 건정성을 도모하려는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신중론을 폈다.
의사협회는 일단 "의약품 관련 부당한 공동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와 관련된 행위를 규제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취지는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시정명령, 과징금 등 다른 제재 수단이 마련돼 있는 상황에서 요양급여비용 상한금액 감액 조치가 추가될 경우 채산성이 악화돼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특히) 희귀의약품 등 환자진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의 생산이 중단돼 환자의 생명에 위해를 줄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의약품에 대한 환자의 접근권 및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