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SMA 환자 ‘조건없이’ 전원이 치료 받는 환경“
켄타로 사하시 교수, “약물치료·운동기능 평가, 반드 병행해야”
국내에서 척수성 근위축증(SMA)치료제의 국내 진입 시기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초고가약제 스핀라자(성분 뉴시너센나트륨)의 등장으로 SMA 환자들은 본격적인 치료제 사용의 길에 들어섰지만 엄격한 급여 기준(유전자 진단, 증상발현시점, 호흡기 사용 여부, 사전심사)으로 인해 본격적인 치료제 사용의 길은 멀기만 했었다.
이후 2022년 졸겐스마(성분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백)와 2023년 경구용 약제 에브리스디(성분 리스디플람)가 등장하며 급여기준이 확대됐지만 역설적이게도 급여 이후 엄격해진 심사 기준과 높은 불승인율로 인해 환자 투여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급여 유지 조건인 운동 기능 평가가 퇴행성 질환인 SMA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사전 심사 조건의 완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켄타로 사하시 나고야대학교 신경과(Department of Neurology) 준교수 (Associate Professor)가 바이오젠 코리아가 주최하는 SMA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사하시 교수는 나고야대학교가 주도하는 일본 SMA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레지스트리(‘The Japan Registry for Adult Subjects of Spinal Muscular Atrophy jREACT-SMA)를 주도하며 환자의 진단과 치료, 장기적인 예후 관리를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뉴스더보이스는 켄타로 사하시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성인 SMA 환자들의 치료 필요성과 치료 혜택, 그리고 일본과의 SMA 치료환경 차이를 조명해 한국의 SMA 치료환경에 있어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를 들어 봤다.
다음은 켄타로 사하시 교수와의 일문일답.
-일본에서 성인 SMA 환자 레지스트리 연구에 참여하셨는데, 레지스트리에 어느 정도 규모의 환자가 포함되어 있으며 연구의 경과는 어떠한가?
SMA 환자들의 레지스트리는 현재 115명이 등록을 완료했으며 대부분이 SMA 2~3형 환자들이다. 1년마다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5년 간의 경과를 관찰하고 있는 중이고 곧 5년이 종료되어 데이터 분석은 2026년 중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국내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사전심사를 통해 SMA 3형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 보험 급여를 승인하고 있다. 공개된 심평원 자료로 추산하면, 급여 확대 이후 성인 SMA 환자의 신규 급여 승인율이 51%밖에 되지 않는데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SMA 환자의 급여 승인율이 이처럼 낮은 데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승인 대상이 아닌 SMA 4형은 일본 레지스트리 등록 환자군 중 1%만을 차지하는 대단히 희귀한 유형이다. 대다수는 18세 이전부터 질환을 갖고 있다.
SMA 3형까지 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면 절반 가까이 승인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은 데이터와 비교해 보더라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SMA 환자들은 3형임을 확인하기 위해 만 18세 이전 발병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와 같은 불승인율이 나타나고 있다. 성인 SMA 환자 중 3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는 없는가?
SMA 유형 구분을 위해 SMN 유전자의 copy 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을 때 SMN 유전자 copy 수가 3개면 약 90%가 SMA 3형에 해당한다.
증상과 관련해서는, SMA는 초기에 힘이 약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손 떨림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근육 약화가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CT 촬영, 혈액 검사를 통해 근육 약화나 지방 변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건강검진 기록 등을 함께 참고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SMA 4형 환자의 치료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있나?
현재 진행 중인 레지스트리에 SMA 4형 환자가 1% 정도 존재한다. 해당 SMA 4형 환자들의 경우 연령대가 상당히 높다. 일반적으로 SMA는 발현 시점과 치료 개시 시점의 차이가 클수록 치료 반응률이 낮기 때문에 이들의 치료 효과는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증상이 발현하고 치료 개시까지의 기간이 짧은 경우는 치료 반응이 상대적으로 좋을 수 있다.
-SMA 환자의 운동능력이 개선되지 않아도 SMA는 시간이 갈수록 경과가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치료제를 계속 투여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은?
말씀주신 것처럼 SMA는 시간이 갈수록 경과가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SMA 2~3형 환자들 또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스스로 앉거나 걷지 못하게 되는 등 자연경과적으로는 증상이 반드시 나빠진다는 것이 데이터를 통해 이미 증명되어 있다. 따라서 반드시 치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경우 성인 SMA 환자 치료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일본의 성인 SMA 환자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 궁금하다.
일본에서는 별다른 조건 없이 SMA 환자 전원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환자가 병원에 오기 힘들거나 효과가 없으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6개월마다 진행하지만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지속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여 치료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의 제한적인 SMA 치료환경에서 한국의 의료진이 어떻게 성인 SMA 환자를 치료하면 좋을 지 조언을 한다면?
먼저 SMA 환자의 데이터를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가능하면 대규모의 시설이 중심이 되어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SMA에서 어떠한 바이오마커의 변화를 관찰하게 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액, 혈액, 뇨 등의 바이오마커 변화를 꾸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성인 SMA 환자의 경우 소아와 다른 합병증 등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성인 SMA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국내에서는 주로 소위 탑 5라고 부르는 대학병원에서 다학제 진료로 SMA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그러나 진료 일정을 확보해도 환자들의 이동이 어려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일본의 경우 협진, 환자 이동 등에 있어 정부의 지원이 있는 지 궁금하다.
일본도 환자의 병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은 없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이동의 어려움 때문에 대학병원에 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SMA 환자가 혼자서도 생활할 수 있도록 24시간 간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SMA 환자 및 의료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첫 번째는 SMA는 방치하면 반드시 악화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 이후, 예를 들어 50, 60대가 되어도 증상이 악화된다는 데이터가 있다. 그래서 약물 투여뿐만 아니라 운동기능 평가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의료진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