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특례법안 위헌소지...과도한 수사 방식이 더 문제"
"환자들의 생명이 의정 갈등으로 희생돼도 되는 하찮은 존재구나라는 걸 지난 8개월 동안 느끼고 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2일차 국정감사에서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 "환자들의 심정은 그야 말라 참담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불러 이날 참고인 진술을 하게 됐다.
안 대표는 백혈병 환자 사례를 통해 의료공백 사태에서 환자들이 처한 고통을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안 대표는 "(한 백혈병환자는) 항암 치료 1차를 끝내고 2차 항암치료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가 의료 파업 때문에 2주 정도 입원이 미뤄졌는데 그때 재발했다. 조금만 더 빨리 항암 치료받았으면 재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의료공백 사태가) 이제 8개월이 지났다. 아마 이 환자 이전 같았으면 치료가 다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다시 1차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누가 책임지나? 지금 서울의 빅5병원에 가야만 검사를 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해야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말기 암 환자들이 지난 8개월 동안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피해는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이수진 의원은 "너무 가슴 아픈 말씀이다. 정부에서 큰 책임감을 느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규홍 장관은 "의료 공백으로 고통을 겪고 계시는 환자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루 빨리 의료 공백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안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질문에 환자 중심의 의료개혁 방향과 의료사고처리특례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 8개월간의 의료 공백 사태를 경험하면서 더욱 더 국민 중심 의료, 환자 중심의 의료개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됐다. 지금 정부는 의료개혁 방향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에 두고 있는데, 사실은 의료체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1차 의료 강화도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 주치의제나 단골 의사제 같은 제도가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하고, 특히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또 "의료사고로 인한 필수의료 기피 현상에 대해서는 우리 환자단체도 인식하고 있고 문제점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가 현재 추진하려고 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위헌적 소지가 많고, 의료인에 대한 특혜적 내용들이 많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입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과도한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고 하는데, 잘못된 지적이라고 생각한. 현재 필수의료 의사들은 대부분 형사고소를 당하더라도 무죄나 경한 처벌을 받는다. 이 분들의 불만은 경찰이나 검사에게 불려가서 범죄인 취급당하며 모욕당하는 이 부분에 대한 불만들이 많다. 전문적인 수사, 인권수사를 통해 의료인들이 과도한 수사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게 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남인순 의원은 "환자단체의 의견 잘 들었나? 이후에 의료사고 특례조항 만들 때 환자단체들과 자주 소통해서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해 달라"고 조 장관에게 주문했다.
조 장관은 "안기종 대표도 관련 특별위원회와 소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잘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