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루미언트'  연간 단 40억원 급여 원형탈모 판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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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루미언트'  연간 단 40억원 급여 원형탈모 판도 바꾸나
  • 주경준 기자
  • 승인 2023.04.1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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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검증 치료법 활용 환자군 유입 기대...급여까지는 험난한 길

최초로 증증 원형탈모를 적응증으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릴리의 JAK억제제 올루미언트가 탈모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기존 치료요법에 비해 안전성과 편의성이 높은 반면 높은 약가로 인해 보험급여까지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반면 초기 비급여 시장에 기댄 상황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들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올루미언트의 비급여 또는 전액본인부담 원외처방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릴리는 12일 플라자호텔에서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부터 추가적응증 승인을 받은 올루미언트의 원형탈모 적응증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FDA 승인은 앞서 지난해 6월 받았다.

승인은 원형탈모 환자 대상으로 위약대비 효과를 평가한 Brave-AA1, 2 등 2건의 병행진행된 3상이 기반이다. 두피의 절반이상에서 탈모가 진행된(SALT 점수 50점 이상) 중증 원형탈모 환자가 투약 32주차에 두피의 80%이상 머리카락이 자라나는(SALT 점수 20점 이하) 비율을 1차 평가변수로 평가했다.

결과 올루미언트 4mg군에서 SALT 점수 20점이하 환자비율은 38.8%, 35.9%로 위약 6.2%, 3.3%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52주차까지 효과를 살핀 결과, 소폭 1차 평가변수 달성비율이 증가하는 등 질환이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또 200주 까지 효과유지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이외 눈썹과 속눈썹 탈모증상을 개선하고 두피의 건강함을 회복하는 등 2차 평가변수도 모두 충족했다.

이같은 긍정적인 결과에도 급여화의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 이유중 가장 큰 부분은 약가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유된 원형탈모증 환자수 17만 3791명(21년 기준), 20~30대의 높은 환자 비율 등 데이터가 제시됐다. 단 경증을 포함한 수치로 올루미언트의 적응증에 해당되는 중증 환자수는 따로 추정되지는 않았다.

추가적으로 현황을 더 살펴보면 경증 포함 모든 원형탈모증 외래환자수는 질병코드(L63) 기준으로 건선이나 심부전 환자수 보다 많고 자국내막증 환자수 보다 약간 적은 수준으로 상당히 많은 환자규모다. 구체적으로 질환코드 기준 238번째로 외래 환자수가 많다.

보험급여액 규모는 21년 311억원 규모로 이중 공단이 부담한 액수는 206억원 정도다. 약품사용액은 20년 35억원, 21년 39억원, 22년 39억원 수준으로 급여액에 비해 크지 않다.

약가비중이 낮은 이유는 광선치료, 스테로이드 주사료 등의 처치료 비중이 그 사유다. 약품비은 상대적으로 약가가 높은 사이클로스포린을 중심으로 한 전신 면역억제제의 비중이 높다.

이외 공개된 정보를 기반으로 중증 원형탈모 환자의 수는 개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으나 검증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 환자당 약품비, 본인부담액 등을 고려하면 2만원이 넘는 올루미언트의 원형탈모 1일 1회 상용용량 4mg의 약가는 급여화에는 상당한 장벽으로 작용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급여화의 장벽으로는 지난해 대한모발학회가 발표한  원형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올루미언트가 성인 적응증에 승인된 만큼 성인치료 가이드라인 만 잠시 살펴본다.

출처: 모발학회 가이드라인
출처: 모발학회 가이드라인

중증(SALT 50이상) 제시된 4가지 요법중 현재 보험급여는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이 유일하다. 이이제이방식의 접촉 면역요법인 DPCP의 자유로운 활용에도 긴시간이 소요됐고 가발은 여전히 급여화 노력에 대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저렴하고 효과적인 옵션 역시 건강에 치명적이지 않은 질환이라는 사유로 삶의 질 악화에도 불구 원형탈모 환자의 급여범위를 넓히는데 어려움이 있다 점을 고려하면 올루미언트의 급여화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같은 험난한 급여과정에 대한 예상에도 불구 중증 원형탈모기준과 달리 SALT 70~90이상 등 급여 범위축소 또한 본인부담 상향, 전액본인부담 또는 약가조정 등 조기에 급여권 진입을 위한 유연한 자세와 노력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릴리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적응증 승인 직후 상황에서 급여화를 이야기하기는 다소 이른시점"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끝으로 검증되지 않은 비의료적인 치료접근법이 난무하고 있는 국내시장을 고려하면 비급여 상황에도 올루미언트의 투약 편의성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두피건강센터 등 미검증 치료법이 고가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 주 또는 격주단위 방문 등 불편함을 고려할 때 미검증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의 유입 가능성은 기대해볼만한 포인트다.

이외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DPCP치료법은 조제실을 구비한 먼거리의 종합병원에 자주 방문해야 하고 국소스테로이드 역시 잦은 의료기관 방문이 요구된다. 더불어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은 장기투약이 권장되지 않는 다는 점, 가발 역시 근원적 치료법이 아니라는 것 등을 고려하면 투약의 편의성과 안전성은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 FDA 탈모적응증 승인 이후 올루미언트의 비급여 및 전액본인부담 처방 추이를 지속 살펴본 결과, 올루미언트 2mg 대비 원형탈모 상용용량(아토피, 류마티스 동일) 4mg 군에서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1년 올루미언트 4mg 급여 원외처방액중 비급여, 전액본인부담비중은 6%수준에서 22년 27%까지 치솟았다. 올해 2개월기준으로 32%대까지 급증했다. 따로 비교하자면 2mg 군의 22년 비급여, 전액본인부담 비중은 16%(22년) 수준으로 이와도 확연한 차이가 있다.

올루미언트의 국내 3개의 적응증을 갖고 있으며 그 비율을 특정할 수 없으나 원형탈모 환자가 비급여로 또 급여 대상이 아닌 경증 류마티스, 아토피피부염 등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이 상당수 원외처방을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관련 내용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도 공유됐다. 자료에 따르면 원형탈모증은 만성 자가면역질환이자 염증성 장애로 아토피 피부염, 류마티스 질환 같은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의 발병위험이 높고 특히 아토피 질환 병력은 원형탈모의 예후를 나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원형탈모증 환자가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할 확율은 일반인보다 2.36배 높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는 급여대상이 아닌 중증이하의 아토피피부염이나 류마티스 환자 이외에도 원형탈모증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 일부도 전액본인부담을 통해 올루미언트의 원외처방을 받는 사례가 증가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다.

끝으로 비급여 상황에도 상당한 매출 증가세가 예측됨에도 불구 신속한 급여화를 위한 유연한 협상을 통해 원형탈모증 환자들의 치료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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