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이들이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는 게 믿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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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들이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는 게 믿어지세요?"
  • 최은택 기자
  • 승인 2022.10.25 06: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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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병환아와 의료진이 함께 한 일곱번째 산행
환우회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 정선 민둥산 올라
"산전 진단받은 산모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저 아이들이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는 게 믿어지세요? 이제는 부모들이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 중간 중간 아이들을 세워야 해요."

지난 1일 강원도 정선 민둥산(1117m)을 찾은 김정희(33) 씨의 말이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지난 1~2일 이틀간 일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 행사를 진행했다. 2016년 한라산원정대(1950m)를 시작으로 2017년 소백산원정대(1439m), 2018년 영남알프스 신불산원정대(1159m), 2019년 태백산원정대(1567m), 2020년 관악산원정대(632m), 2021년 속리산원정대(1058m)에 이은 일곱번째 산행이다.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는 사회에 만연한 선천성 심장병과 심장병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기 위한 인식개선운동 '달라요, 다르지 않아요!'의 일환으로 이렇게 매년 열리고 있다. 재단법인 희망철도가 함께 하는 공익캠페인으로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부천세종병원, 부산대학교어린이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전남대학교병원 등의 소아심장과과 소아흉부외과 의료진이 함께하는 뜻 깊은 행사다.

단순 심기형으로 불리는 심실중격결손 환아 1명과 기능성 단심실, 좌심형성부전, 폐동맥폐쇄, 양대혈관우심실기시, 활로사징, 대혈관전위, 대동맥축착, 총동맥간증 등 복잡 심기형 어린이 22명 등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이중 8명은 폰탄수술을 받은 단심실 환아다. 

행사를 마친 환우회는 활기 넘치는 아이들을 보고 "누가 단순 심기형인지 복잡 심기형인지, 아니면 폰탄수술을 받은 아이인지, 심장병이 없는 형제자매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희원(13)군은 "원정대에 올 때마다 새로운 추억이 계속 생기는 것 같아 좋다. 처음 등산을 시작했을 때보다 확실히 산을 타는 힘과 요령이 더 늘어난 것 같다. 정상을 향해 오를 때에는 힘들다가도 정상에 오르면 다음 산행이, 다음 원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환우회 이지미 인부천지부장은 "2016년 첫 도전이었던 한라산원정대 당시 많은 사람들이 무모한 도전이라며 반대했지만 한라산을 시작으로 원정대로 오른 소백산, 속리산, 태백산, 신불산 뿐만 아니라 원정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리산, 월악산, 덕유산, 간월재, 금정산, 계룡산, 북한산, 수락산, 도봉산 등 여러 산에 오르며 우리 아이들도 여느 아이들처럼 도전하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전 초음파를 통해 태아 시기 선천성 심장병으로 진단받는 예비 부모님들이 잘못된 정보로 인해 두려움으로 아기를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편견들을 바로 잡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매년 아이들과 산에 오르며 함께 정상에 서는 일 자체가 즐겁고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등산 중 만나는 등산객들이 아이들을 보고 심장병이 있는데 괜찮겠냐 걱정하기도 했지만 몇 년 동안 반복적으로 마주친 등산객들은 이제 엄지를 치켜세우며 응원해 주신다"고 했다. 

이어 "진짜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의 도전에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모여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재활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심장병 아이들이 건강과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2022 민둥산원정대'에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와 성인환자 가족  83명,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 부천세종병원 흉부외과 이창하 부장, 소아청소년과 장소익 과장, 흉부외과 김응래 과장, 부산대병원 최광호 교수, 부산광역시 감염병관리과 신승건 역학조사관(외과 전문의) 등 의료진, 서울시립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제세영 교수·김현정 박사·조민정 박사·김연욱 연구원·김재엽 연구원·최태구 연구원이 함께 했다. 희망철도재단의 김명환 처장, 김용식 국장 등 관계자 9명은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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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2022-10-25 10:54:31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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