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코로나환자 폭증에 의원-약국은 마지막 전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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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코로나환자 폭증에 의원-약국은 마지막 전쟁중?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2.03.21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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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가 올해들어 몇 천명에서 최근 일일 최대 60만명을 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사망자로 연일 200명대에서 최대 400명까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중증도가 독감수준까지 낮아졌다며 지속적으로 거리두기 완화조치를 강행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끝없는 희생을 더이상은 강요하기 어렵다는 판단 등이 방역강화보다는 완화로 전환하고 있는 것. 이같은 추세가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점도 정부는 연거푸 밝히고 있다.  

문제는 예상과 달리 코로나환자가 너무나 빨리 폭증한데서 시작됐다. 지난달 중순 몇만명대였던 환자수가 월말 10만명를, 3월초 20만명대, 중순에 들어서면서 30명대에 이어 최근 40만명대까지 치솟고 있다. 정부의 방역여력이 환자수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놓여있고 60대 이하 확진자의 경우 각자 알아서 자가격리해 치료받을 것을 안내하고 있다. '각자도생'의 시대가 도래한 셈.

지난 2년동안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국민들이 정부의 방역지침에 충실해왔다. 그 이유는 개개인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이웃을 지키기위한 동참이었다. 현재는 어떠한가. 오미크론이 델타 등 과거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덜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의 방치수준에 내몰고 있다. 진단부터 확진, 확진과 관련된 후속조치가 지연되는 상황이다.

기자도 지난주 코로나19 확진자 대열에 올랐다. 기자가 경험한 사례로 보더라도 현 상황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엿볼 수 있다. 

기자는 지난주 확진자와 밀접접촉이 확인돼 먼저 자가진단키드를 통해 화요일 음성, 수요일 병원 신속항원검사 음성을 받았으나 목요일 저녁 열과 오한이 발현, 금요일 병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양성을 최종판정됐다. 

그 과정에서 병원을 두번, 약국은 한번 방문해야 됐다. 이들 지역 의원과 약국은 폭증하는 코로나19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몰려드는 환자에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특히 코로나19 환자군과 일반 환자군에 대한 분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냥 뒤죽박죽으로 환자가 섞여있다. 자칫 병원에서 환자가 돼 돌아올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의원급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보니 환자를 구분해서 별도로 대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무엇보다 PCR검사가 아닌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도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이다.  기자의 사례에서 보듯 하루전날 음성으로 판단됐는데 그 다음날 증상이 나타나면서 확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자가키드를 통한 진단은 언급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확실한 증상없는 초기에는 전혀 잡아내지 못하는 오류가 있어보인다. 이미 감염된 이들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주변인에게 바이러스를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소견일 뿐이다. 

또 약국의 사례를 보자. 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아 처방을 받았고 아랫층에 위치한 약국에서 조제약을 탔다. 모든 코로나 환자가 그렇게 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병원과 약국이 멀리 떨어지지 않고 바로 인근에 있는데 처방전을 들고 집으로 향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만약 처방전을 집으로 들고왔다면 가족이나 그 누구에게 다시 약을 받아올 것을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족도 환자와 동거인이기에 밀접접촉자라는 점이다. 

그럼 약은 누구한테 부탁해서 받아와야 할까. 현재로서는 답이 없어보인다. 코로나 환자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누구를 챙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보면 방법은 코로나19 환자를 받는 의료기관이나 약국은 더욱 철저한 방역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환자진료와 조제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는 것 외에 환자들의 안전을 위한 방역조치 강화를 위한 방역용품이나 환경 마련을 지원하는 것이다. 

최근 일부 약국들은 찾아오는 코로나19 환자들로 감염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약국의 약사와 종사자의 건강에도 위협된다고. 하지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약국의 존재가치를 잊어서는 안된다. 코로나 환자가 약국에 직접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높여있기 때문이다. 1인 가족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부탁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전화처방처럼 약국으로부터 손쉽게 약 배달 서비스를 받아야 하지 않는가. 

어찌됐든 코로나19 환자 폭증은 기존 의료시스템을 멈춰세우려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마지막 발악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년의 노력이 한순간의 방심으로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최종목표였던 코로나19로부터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일이다. 정부의 코로나19 위기대응이 다소 국민의 건강과 생명만 아닌 먹고사는 것 등 다양한 분야까지 함께 고민하다보니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부족하지만 마지막 힘을 모아야 할 때다. 

2022년, 최전선에서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방역당국자, 의료진, 약사 등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국민의 생명을 지킨 진정한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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